▲ 인텔의 립부 탄 CEO가 최근 웨이저자 TSMC CEO를 만나 두 기업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TSMC 측이 협업과 관련해 분명히 선을 그은 것과 상반된다.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한 인텔 DX1 공장 및 연구개발센터. |
[비즈니스포스트] 립부 탄 인텔 CEO가 최근 대만 TSMC 경영진을 만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다른 회사와 구체적 협업 방안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는데 인텔은 이와 상반된 입장을 전한 셈이다.
로이터는 25일 “인텔이 1분기 실적 발표 행사에서 부진한 실적 전망과 무역 갈등, TSMC와 진행중인 대화 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립부 탄 CEO는 인텔 경영을 맡게 된 뒤 처음으로 참석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기술 및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여러 계획을 제시했다.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무역 규제와 관련한 경기침체 등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어 실적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립부 탄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웨이저자 CEO, 장중머우 창업자를 비롯한 TSMC 관계자를 만나 대화했다”며 “협력 가능성을 찾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텔과 TSMC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논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정부는 TSMC가 인텔 반도체 제조사업에 자금 및 기술을 지원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이를 위해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인텔에 지분을 투자한 뒤 파운드리 기술과 노하우도 일부 공유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웨이저자 CEO는 최근 TSMC 콘퍼런스콜에서 “다른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이나 기술 협력은 현재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가능성에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립부 탄 CEO는 TSMC와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며 이와 상반되는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결국 트럼프 정부 아래서 인텔과 TSMC의 반도체 기술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립부 탄 CEO는 “인텔 반도체 공장 가동률을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투자에도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하겠다”며 이른 시일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