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5-04-08 1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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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5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HBM 공급 확대로 실적 호조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의 폭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분기부터 미국의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리스크’가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실적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2025년 1분기 시장기대치 5조1148억 원을 훨씬 웃도는 6조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분기 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제외)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약 3조3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5천억~7조 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부문보다 훨씬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 비수기와 HBM 출하의 일시 정체에도 D램 영업이익은 7조1천억 원으로 거시경제 방어력을 재차 증명할 것”이라며 “중국 이구환신(전자기기 구매 보조금 지원) 효과와 미국 관세 발효 전 앞당겨진 메모리 수요 등으로 구공정 D램 매출이 당초 예상을 상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범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4월 들어 메모리 가격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3월25일 기존보다 D램 가격을 10% 정도 인상하겠다고 고객사에 통보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4월 내 D램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측은 “반도체 공급 업체가 DDR4 생산을 DDR5로 전환하고 있지만, 초기 공급 상황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2분기 평균 D램 가격은 3~8%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2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회사의 HBM 매출도 2분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5세대 HBM인 ‘HBM3E 12단’ 양산을 시작했는데, 2분기에는 HBM3E 12단 비중이 전체 HBM3E 출하량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2분기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3E 12단의 고객사 납품은 2분기 말~3분기 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5년 HBM 매출은 지난해보다 123% 증가한 20조7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8조 원,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2분기부터 미국의 ‘관세 리스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도체는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25% 상호관세 대상에서 빠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반도체 대상 품목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월부터 반도체에도 약 2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2024년 기준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의 약 36%를 차지하는 주요 반도체 시장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에 따른 비용 부담, 매출 하락 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관세에 따른 비용을 모두 가격인상으로 전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일정 수준 이상 비용은 기업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으며, 더 큰 문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