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02-13 16: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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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올해도 다작 전략을 이어간다.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의 흥행 이후 신작 부재로 하락세를 보였던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올해도 9개의 신작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반짝 실적개선 이후 빠르게 매출이 안정화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캐시카우(현금창출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넷마블이 지난해 3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3일 넷마블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6638억 원, 영업이익 2156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6.5%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진 못했지만 2년 동안의 적자를 지나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은 지난해 2분기 출시된 ‘나혼렙’을 비롯한 주요 신작 3개이다. 다만 폭발적이었던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실적도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은 신작 흥행 성공에 힘입어 연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4분기 들어 매출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면서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52억 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46.3% 가량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앱 분석 서비스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나혼렙은 지난해 5월 월간이용자수 152만 명을 기록하며 게임 내 전체 4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1월 기준 73위까지 내려왔다. 12월 ‘나혼렙’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이후 한동안 눈에 띄는 신작 없이 침묵했던 넷마블은 올해도 9종의 신작을 출시하면서 다작 전략을 이어간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많은 신작 출시가 계획되어 있다.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지난해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다양한 신작들을 여러 플랫폼으로 출시하며 2025년을 재도약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해 첫 신작인 ‘RF 온라인넥스트’를 시작으로 ‘세븐나이츠 리버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킹 오브 파이터 AFK’의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마블은 전날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RF 온라인 넥스트’의 출시일을 3월20일로 확정했다.
▲ 업계에서는 올해 신작 중 나혼렙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는 신작이 나올 때 올해 넷마블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이미지.
넷마블이 신작 개수를 늘리는 것은 특정 대형 게임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장르와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신작을 공급하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대형 게임의 장기적으로 어려워지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마블은 단일 흥행작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신작을 빠르게 출시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신작 출시 직후 단기적인 성과를 거둔 뒤 매출이 빠르게 안정화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장기적으로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작품의 발굴이 올해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확실한 캐시카우 없이 다작 전략이 이어질 경우 마케팅 비용 부담 증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예고한 신작 10종의 게임 가운데 흥행을 기대해볼 만한 게임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