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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뒤흔든 양자컴퓨터 기술 상용화, 한국은 아직 걸음마도 못 떼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5-01-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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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에 대한 논쟁이 세계 증시를 출렁이게 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용화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양자컴퓨터가 향후 인공지능(AI)을 넘어 차세대 핵심 컴퓨팅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세계 증시 뒤흔든 양자컴퓨터 기술 상용화, 한국은 아직 걸음마도 못 떼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이 20년 후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상용화 시점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양자컴퓨터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력은 이제 막 걸음마도 못 뗀 최하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보통신(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논쟁을 더욱 가열시켰다.

반면 앨런 바라츠 디웨이브퀀텀 CEO는 "양자컴퓨터 상용화는 이미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미트라 아지지라드 전략적 임무 및 기술부문 대표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양자 컴퓨팅 시대의 문턱에 와 있다"며 "2025년은 양자 기술 준비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IT업계 주요 인사들의 이같은 발언은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 속도와 상용화 시점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도도 이어졌다. 실제로 발언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면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양자컴퓨터 개념은 1980년대에 등장했다. 2010년 캐나다 디웨이브 시스템즈가 상용 양자컴퓨터를 처음 출시했다.

2024년 12월 구글은 기존 최고 성능이라는 프론티어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혀 양자컴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셉틸리언은 우주 나이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시간이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장착한 양자컴퓨터가 성능 실험에서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를 능가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이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 이후 세계적으로 양자컴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다. 
 
세계 증시 뒤흔든 양자컴퓨터 기술 상용화, 한국은 아직 걸음마도 못 떼
▲ 사진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연세대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도입된 국내 최초로 100 큐비트(양자컴퓨터 연산 단위)급 양자컴퓨터. <연세대학교>

이처럼 양자컴퓨터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양자컴 기술력은 주요국 대비 매우 저조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양자컴퓨터 기술은 구글,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중국 또한 정부 주도 아래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며, 특히 양자통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후발 주자로 분류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 따르면 한국의 양자컴퓨터 기술 수준은 2.3점에 불과해 미국(100점), 중국(35점)과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수 논문 수, 특허, 전문가 정성평가 등을 종합하여 산출된 결과다. 

국내에서는 주로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SDT, 큐노바, 아이온큐, 오리엔텀 등 관련 기업들도 대부분 중소기업 혹은 스타트업이다. 이 외에 LG전자와 이동통신사들이 양자컴퓨팅과 양자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정부는 위기감을 느끼고 양자 기술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발 빠른 대응이 이뤄지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양자 산업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양자 기술 사업화에 198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계획 추진을 위해 당초 국가 주도위원회를 출범할 것이라고 했지만, 비상계엄과 탄핵 등 혼란한 정치 상황에서 국정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아직 양자기술 생태계가 취약해 연구 확대 등 기초 분야 체력을 다지는 수준"이라며 "정부 투자도 경제 규모나 시장 성장 전망 등을 고려했을 때 주요국에 비해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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