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올해 신뢰 회복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 과제를 안은 가운데 임기 초반 단단한 리더십 구축에 힘을 싣는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공백이 지주 사업 전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흔들림 없는 추진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취임 초기 리더십을 단단히 하면서 산적한 과제를 이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NH농협은행 > |
강 행장이 올해 주요 과제를 안정적으로 이끌면 취임 첫해 지주 내 입지도 한층 단단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의 임기 내 제 1과제로 내부통제 강화가 꼽힌다.
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7차례에 걸쳐 450억 원이 넘는 규모의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강 행장의 선임에도 금융사고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쇄신 의지가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강 행장을 내정하면서 “인사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강 내정자는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적재적소 인사 구현을 통해 농협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행장도 이를 잘 아는 만큼 취임식과 함께 금융사고 예방 실천 서약식을 진행했다. 내부통제 강화를 향한 의지를 다지며 임기를 시작한 셈이다.
역시 올해 임기를 시작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첫 행보와도 다른 지점으로 평가된다.
이환주 행장과 이호성 행장은 취임식 뒤 각 은행의 영업점을 찾아 현장에 방점을 찍었다. 정진완 행장은 첫 행보로 남대문시장에 방문해 상생금융을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이 올해 농협은행의 주요 경영전략인 가운데 디지털 경쟁력 강화 역시 강 행장이 속도를 내야하는 부문으로 여겨진다.
최근 금융권 디지털 경쟁력이 계열사 통합 시너지와 개인화 서비스 역량 등에 기반하는 가운데 농협은행은 이런 측면에서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한 걸음 뒤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디지털 경쟁력은 고객접점이 비대면 중심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금융사에게는 생존을 위한 과제이기도 하다.
강 행장이 자신의 경험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강 행장은 농협은행에서 디지털전환(DT)부문 부행장과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면서 ‘NH올원뱅크’ 앱의 그룹 슈퍼플랫폼 전환을 이끈 경험이 있다.
강 행장은 취임사에서도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을 선언했다.
강 행장은 “비대면·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접점을 반영한 새로운 고객 전략을 제시하겠다”며 “오픈이노베이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업무자동화로 효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 행장이 주어진 과제를 이끌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더욱 단단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NH농협은행의 주요 과제로 내부통제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꼽힌다. |
내부통제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 두 과제에서 모두 합을 맞춰야 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로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내정했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대상으로 심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선임이 제한된다.
또한 강 행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도 극복해야 한다. 강 행장은 강 회장과 같은 경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강 회장 측근으로 알려졌다.
최근 농협중앙회, 농협금융, 농협은행을 포함한 농협계열사 8곳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NH농협노조는 강 회장이 ‘보은인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강 회장측과 각을 세웠다.
강 행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내부결속을 다져야할 필요도 큰 셈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강 행장이 중심을 잡고 성과를 낸다면 지주 내 입지를 한 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강 행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삼성동지점 팀장, 구조개혁추진단 NBD팀장, 카드마케팅부 카드상품개발팀장을 지냈다.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인사부 노사협력팀장, 정부서울청사 지점장,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 올원뱅크사업부장, 디지털전략부장, 서울강북사업부장, DT부문장을 역임했으며 2024년 2월부터는 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