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위치한 석탄발전소에서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지난 10년 동안 지구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국제기관과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퇴출을 포함한 기후대응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온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 배출은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내년도 기후 대응이 글로벌 기후목표 이행 여부를 판가름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각) 유엔(UN)은 올해가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기온이 높았던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유엔은 매년 산하 기관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한 해 동안 기온기록을 발표하는데 올해는 신년사를 통해 이런 사실이 먼저 언급됐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신년사를 통해 “나는 공식적으로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살인적인 더위를 겪었다고 발표할 수 있다”며 “관측 기록에 따르면 2024년을 포함해 지난 10년 동안 기온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유엔은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각) 세계기상기여조직(WWA)이 발표한 보고서도 언급했다. 세계기상기여조직은 국제 기후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으로 기후변화 이상기후에 따른 재난을 분석하는 민간 기관이다.
세계기상기여조직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각국 폭염 기간이 기후변화로 41일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상승한 기온이 올해 발생한 대형 기후재해 29건 가운데 26건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37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백만이 넘는 이재민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우리 모두에게 울리는 우울한 경종”이라며 “올해 우리는 수많은 국가에서 기록적 강우, 홍수, 끔찍한 인명 손실을 목격했고 이는 모든 대륙 지역사회에 슬픔을 안겨줬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엔은 지난 9월 채택된 ‘미래를 위한 협약(Pact ofr Future)’을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기후대응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신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를 위한 협약은 제79차 유엔총회에서 합의된 조약으로 유엔 회원국들의 기후변화 대응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과 관련된 행동강령을 담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 모두가 함께한다면 2025년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되게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라 단결을 통해 함께 위기를 이겨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 31일(현지시각)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TV를 통해 신년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엔뉴스> |
국제 기후 대응 전문가들도 글로벌 기온상승이 이제는 위험수위에 임박했다며 내년에는 기후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기온상승이 현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세계 각국이 파리협정을 통해 합의한 목표는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파리협정은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1.5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노력하고 2도 아래로 유지한다고 협의한 조약을 말한다.
피에르 프리들링스테인 영국 엑서터대학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 연구원은 도이체벨레를 통해 “파리협정 목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화석연료 배출량을 신속하고 대폭 줄여 기온상승 수준을 2도 아래로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엑서터대가 지난달 내놓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0.8%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유엔 산하 국제 전문가 집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협정 목표를 준수할 가능성이 높은 경로로 가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소한 2025년 안으로 감소세로 돌아서야 한다. 사실상 파리협정 목표를 이행할 수 있는 기간이 이제 1년도 채 안 남았다고 볼 수 있다.
프레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선임 강사는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2024년에는 화석연료로 인한 온난화의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2025년 최우선 대책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될 것이고 이를 이행한다면 세계는 더 안전하고 안정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