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주가 미국의 조선업 진흥정책에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미국은 해상 안보 우려가 현실화함에 따라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 산업 부흥책을 쓰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업체들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 바라봤다.
▲ 23일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SHIPS Act의 1차 수혜주로 한화오션을 제시했다. |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118대 상하원 의원 4명은 19일 '미국 조선 및 항만 인프라 번영과 안보를 위한 법안(SHIPS Act)'을 발의했다.
118대 의회 구성원들이 임기 막바지에 초당적으로 법안을 발의한 것인데 이는 미국 의회가 당파에 구애받지 않고 향후에도 자국 조선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의지로 해석됐다.
그는 “임기 내에 가결할 수 없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인 119대 의회에서도 해당 사안을 다시 발의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라며 “위 4명의 의원은 119대 의회에서도 의정 활동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법안 발의 배경에는 미국 조선업이 약세라는 위기의식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차 대전 말기 1만 척에 달하던 미국 선적 국제무역 상선은 현재 80척으로 감소했다. 현재 바다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재화의 2%만이 미국 선적 선박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조선소 수도 20곳으로 감소했는데 이마저도 상선이 아닌 대부분 군함 건조 목적의 조선소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에 전세계에서 조선업과 해운업 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군함 건조능력까지 높아지면서 동아시아 해상 패권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미국은 외국 선적 선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 무역 구도에서 탈피하고 쇠락한 조선업 인프라 및 인력, 신기술에 투자해 산업 번영과 안보를 뒷받침할 예정이다”고 내다봤다.
SHIPS Act를 통한 한국 조선업의 수혜는 크게 두 가지로 전망된다.
첫째는 250척 규모의 ‘전략 상선단’에 참가할 상선을 새로 수주하거나 유지보수 공사를 수주하는 것이다.
전략 상선단에 참가 신청하려면 선박이 미국에서 건조됐거나 일정 자격을 갖춘 외국 건조 선박이어야 한다. 현재 미국 조선소의 생산 역량을 고려하면 외국 건조 선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외국 건조 선박이 전략 상선단에 참가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은 2029년이므로 미국 선주들은 당장 내년부터 한국 조선사에 건조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두 번째는 미국 정부의 투자 혜택이다.
위 법안에 따르면 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상선, 군함 조선소, 기자재 업체, 강재 제작 시설에 투자할 경우 이를 적격투자로 분류하고 금융 및 고용 지원 등이 제공된다.
강 연구원은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원하는 초당적 기조를 고려할 때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를 비롯해 현재 미국 내 조선소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의 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 1차 수혜주로는 미국 조선업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오션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