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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으로 신사업 역량 발휘한 허서홍, GS리테일 '투자 잔혹사' 끊을까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11-27 15: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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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으로 신사업 역량 발휘한 허서홍, GS리테일 '투자 잔혹사' 끊을까
▲ GS리테일이 오너4세인 허서홍 대표이사 (사진) 체제로 새출발한다. 허 대표는 GS에서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보인 인물로 GS리테일의 부진한 투자를 다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GS리테일이 오너4세 시대를 열었다.

오너3세인 허연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9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오너4세인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다.

새 시대를 여는 허서홍 대표이사에게 주어진 과제는 적지 않다. 특히 GS리테일이 신사업 투자에서 고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급선무로 여겨진다. 

27일 유통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허서홍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발탁한 것은 신사업의 성공적 발굴 및 안착이라는 그룹 핵심 과제에 대한 책임감을 서둘러 부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GS리테일은 이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허연수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물러나고 허서홍 부시장이 새롭게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허 부회장이 2015년부터 9년 동안 회사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점을 살펴볼 때 대표이사 교체의 의미는 적지 않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매출 11조6125억 원, 영업이익 405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12.4%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편의점, 홈쇼핑, 슈퍼마켓 등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수익성은 다소 악화했지만 최근 고물가 탓에 소비가 감소하고 전반적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실적 부진을 이유로 수장을 바꿨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GS리테일은 허 부회장 체제에서 사업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며 편의점과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받은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본업에서 번 돈을 신사업에서 까먹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 때 허서홍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GS리테일 신사업 부문의 체질 개선과 성과 창출에 대한 GS그룹 차원의 절박함이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허 대표는 GS그룹에서 신사업 분야로 경력을 쌓았다. GS 미래사업팀장과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 부사장을 거치는 등 4년여 동안 신사업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허 대표가 이전에 맡았던 GS 미래사업팀(전 사업지원팀)은 ‘허태수 체제’ GS그룹을 상징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해당 조직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2019년 12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직접 꾸린 부서로 그룹의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너일가인 허 대표를 2020년 10월 직접 팀장으로 발령했을 정도로 그룹 내 핵심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허서홍 대표의 신사업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휴젤 인수다. 그는 GS 미래사업팀장으로 일할 때 GS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평가받는 휴젤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휴젤은 GS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안착하고 있는데 이를 놓고 허 대표가 선구안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많다.

허 대표가 GS리테일 새 수장에 선임된 것은 그가 신사업 분야에서 보여준 역량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GS리테일은 최근 몇 년간 편의점, 홈쇼핑, 슈퍼마켓 등 주력 사업에서 안정적 성과를 거뒀으나 신사업 부문에서는 ‘아픈 손가락’만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리테일은 2021년 3077억 원을 투자해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 지분 30%를 확보했다. 하지만 요기요는 운영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외에도 메쉬코리아, 카카오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업에 2021년 이후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낸 사례는 드물다. 

GS리테일이 신사업에서 내는 실적도 좋지 않다.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신사업이 포함된 사업부문에서 100억~2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일각에서는 허 대표가 GS리테일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부진한 사업은 서둘러 정리하고 수익성 위주의 체질개선 작업에 손을 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합병으로 신사업 역량 발휘한 허서홍, GS리테일 '투자 잔혹사' 끊을까
▲ 허서홍이 GS리테일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요기요, 쿠캣 등 기존 부진했던 신사업 회복에 대해 많은 고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실제로 허서홍 대표는 승진과 동시에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퀵커머스 전담 조직을 승격하고 홈쇼핑과 모바일 조직을 통합해 온라인 커머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 경험(CX) 전담 조직과 신선 강화 영업조직을 신설해 데이터 활용과 점포별 전략을 고도화하며 전략본부와 경영지원본부로 사업 지원 조직을 분리해 의사결정을 효율화하기로 했다.

GS그룹은 "허서홍 신임 대표이사는 2024년부터 GS리테일에서 전략, 재무, 신사업 등 경영 전반을 관장하며 치열한 시장 경쟁 속 리테일 비즈니스 미래를 이끌어 갈 리더십을 준비해왔다"며 "폭 넓은 사업 경험을 토대로 리테일 사업의 지속적 성장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서홍 신임 대표이사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아들이다.

2012년 GS에너지 LNG사업팀 부장으로 입사해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 상무,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GS 미래사업팀장 전무, GS 미래사업팀장 부사장을 거쳤다.

2024년 GS리테일 경영전략서비스 SU장 부사장에 임명된 이후 1년 만에 GS리테일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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