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부내륙선 지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경기 이천에서 충북 충주를 거쳐 경북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선의 완전 개통이 약 2주 남은 가운데 중부내륙선의 아쉬운 활용도를 놓고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됐다.
중부내륙선의 활용도 확대와 함께 경부선의 포화상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부내륙선에 새로운 지선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경기 이천시 감곡장호원과 충북 진천·음성군 충북혁신도시를 잇는 중부내륙선 지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중부내륙선은 이천에서 문경을 잇는 철도로 현재는 1단계 구간인 이천~충주 구간만이 운영하고 있다. 충주에서 문경을 오가는 구간은 29일 개통식을 진행한 뒤 30일부터 일반 운행을 시작한다.
중부내륙선은 애초 이천 부발역에서 출발하는 탓에 일평균 274명이 이용할 정도로 활용도 문제가 심각했다.
올해 1월부턴 경강선을 사용해 판교에서 열차가 출발하게 되면서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18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하면서 과거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다만 전체 좌석 수와 이용객을 비교하면 아직 30% 수준인 데다가 서울로 이동하려면 결국 판교역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활용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서와 판교를 직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서광주선은 2030년에나 개통된다. 수서광주선에 열차가 다니기 시작하면 기존 판교~여주선을 활용해 수서~판교~부발 연결이 가능하다.
2024년 11월 2단계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고 문경역이 개통되더라도 활용도 문제에서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남부내륙선과의 연결 사업인 ‘문경~상주 김천 철도사업’이 2030년에나 공사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 김주영 한국교통대학교 교수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부내륙선 지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아쉬운 활용도를 보이는 중부내륙선이 경부선의 부담을 확실히 덜어줄 수 있도록 지선을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김주영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경기 이천과 충북혁신도시를 잇는 지선 설치가 국가철도망 효율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 교수가 계획을 짠 중부내륙선 지선에는 경기 이천 감곡·장호원과 충북 진천·음성군 충북혁신도시를 잇는 31.7km 철도 노선을 놓는 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거장은 음성군에 금왕역 하나만을 추가로 설치하고 충북혁신도시부터 경부선 오송역까지는 수도권내륙선광역철도, 충청권광역급행철도(CTX) 등을 통해 설치되는 충북혁신도시역, 청주공항역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중부내륙선의 앞으로의 계획을 반영해 운영 노선은 수서에서 출발해 경기도 광주, 경기도 부발, 충북 감곡을 거쳐 대전에 도착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KTX-이음 ‘EMU-260’ 6량 1편성으로 하루 11회 운행한다는 조건 아래 계산해 본 결과 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0.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공공 인프라 기준으로 비용편익비가 0.9를 넘기면 경제성을 거의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는 선로용량이 안전을 고려했을 때의 적정 수준인 80%를 넘어 93%에 이르는 경부선의 포화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히 중부내륙선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금액으로 중부내륙선과 경부선을 연결하는 지선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펼쳤다.
그는 “평택~조치원 구간이 매우 과포화돼 경부선 수요 분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수요 분산을 위해서는 중부내륙선 지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부내륙선 지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정책연구실장, 이호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장, 김주영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수, 김진희 연세대학교 교수, 김성진 렉스이엔씨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
김주영 교수는 이천과 충북을 잇는 중부내륙선 지선 설치가 단순히 충북의 문제를 넘어 경기도 동남부 지역의 철도서비스 소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 동부 지역은 심각한 철도 소외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출발 지역에 따라 철도와 승용차가 대전까지 도착하는 시간을 비교한 ‘통행시간 경쟁력 비교’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대전을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철도가 124분으로 승용차보다 18분 빨랐다. 경기도 서남부와 서북부 또한 철도로 134분, 165분이 소요되며 승용차보다 2분 빠른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경기 동북부에서는 대전까지 156분이 걸린 승용차가 177분 걸린 철도보다 21분 빨리 도착했다. 경기 동남부는 승용차(131분)가 무려 51분이나 철도(185분)보다 빠르게 대전에 도착하는 등 소모되는 이동시간 차이가 컸다.
김 교수는 현재 계획된 노선 가운데 수도권 동남부의 철도 소외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부선 연결을 통해 경부축 포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선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최근 여객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도 청주공항과 중부내륙선을 잇는 지선의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중부내륙선 지선 필요성엔 한뜻이 모인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이 정부가 사업을 채택하기 위해선 현재 계획을 보완하거나 현실적으로 극복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정책연구실장은 “네트워크의 끝에서 철도를 더 연결해달라는 다른 지선들과 달리 중부내륙선은 네트워크 사이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장점이 크다”라면서도 “한 시간에 한 대도 운영하지 않는 하루 11회의 운영만으로는 동탄~청주공항 노선이나 오송 노선의 수요 분산 역할을 하기엔 부족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에 사람이 많이 모이게 하려면 결국 대기시간, 빈도가 중요하다”라며 “장거리 직결에 집착하지 말고 운영 횟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이호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장 또한 “간선과 지선의 체계를 명확하게 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철도망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큰 틀에서 동의한다”라며 사업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기존 사업도 같이 집행하는 예산 측면 문제를 고려하면 완전히 새로운 사업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라며 “매우 경쟁력 있는 사업이지만 경쟁 자체가 매우 치열하다”라고 부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