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영업이익은 1분기 1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었다가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57.7%와 87.6% 후퇴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물류비와 원재료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 시작된 수익성 악화는 원재료 구입비 부담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동제약의 2023년 상반기 원재료 구입비는 863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 1011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우황 가격 상승이 원재료 구입비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광동제약의 우황 구입비는 지난해 상반기 9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06억 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황이 전체 원재료 구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2%에서 30.3%으로 확대됐다.
상반기 원재료 구입비의 상승 폭은 148억 원인데 우황 구입비의 상승 폭만 210억 원이나 된다.
우황 가격은 1kg당 2022년 9733만 원, 2023년 1억5460만원, 2024년 상반기 2억5565만 원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광동제약 별도기준 매출에서 우황청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기준으로 6.17%에 불과하다.
단순 매출비중으로만 계산하면 삼다수(32.3%)나 가다실(11.7%)이 더 높지만 우황청심원은 광동제약이 자체개발한 품목이라 영업이익 측면에서 광동제약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분기 영업이익이 87억 원가량 빠진 것에는 우황 원재료 구입비의 상승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황 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으로 벌어진 상황이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광동제약이 감수해야 할 부담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황은 소의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담석으로 주로 자연초지에서 방목해 3년 이상 자란 소에서 채취한다. 최근 사육환경이 변화하면서 채취량은 감소하는 반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우황을 전량 수입하고 있어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물류비와 치솟는 환율 추이를 고려하면 광동제약이 4분기 영업손익에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 광동제약 매출에서 우황청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자체개발한 품목인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제약사들은 우황 가격의 상승을 타개하기 위해 청심원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우황과 동일한 효능 가진 한약제제들을 내놓고 있다.
광동제약은 1월 광동원방우황청심원 환제, 광동원방우황청심원 액제, 솔표우황청심원 환제 등 3개 품목의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2월에는 우황청심원 가격 제품을 인상하고 8월에는 인삼·당귀·작약초 등을 포함한 총 12종의 약재로 제조한 '광동 마음정액' 등을 출시했지만 원가 부담 상승을 상쇄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의약품 품목 강화와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동제약은 2023년 희귀의약품전문기업 키에시로부터 희귀약품 3종 레베르시신경병치료제 '락손', 파브리병 치료제 '엘파브리오', 알파-만노시드 축적증 치료제 '람제데'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도 말단비대증 경구용치료제 '마이캅사', 동형접합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적스타피드', 수포성 표비박리증치료제 '필수베즈', 지방이영양증치료제 '마이알렙트'를 추가 도입했다.
1월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광동헬스바이오(옛 비엘헬스케어)와 10월 체외진단기기 제조기업 프리시젼바이오 지분 인수도 완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는 연구개발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광동제약이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에 쓰는 돈의 비중은 2022년 1.6%, 2023년 2.2% 등으로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최하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