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11-06 15:35:26
확대축소
공유하기
▲ 국내 은행 주요 업종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 <황정아 의원실>
[비즈니스포스트] 자영업자가 갚지 못한 은행 사업자대출 원리금이 2년 연속 불어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업종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2분기) 국내 은행의 전체 사업자대출 연체액은 2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2조4500억 원) 대비 1500억 원 가량 증가한 수치로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연체 규모다.
전체 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국내 은행들이 제출한 업무 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연체 규모를 합산한 결과다.
황 의원은 “사업자 대출 규모는 2022년 3분기(8600억 원) 이후 2년(8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며 “올해 들어 대출금리가 낮아졌음에도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겹악재'로 자영업자들이 빠진 빚 수렁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의 전체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57%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숙박음식업 연체율이 1.03%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분기(1.38%) 이후 14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숙박음식업과 함께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도소매업도 연체율 0.85%를 기록해 2013년 3분기(0.93%) 이후 10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수 업종 뿐 아니라 수출을 떠받치는 제조업마저 연체율 상승세를 지속했다.
2024년 2분기 제조업 연체율은 0.62%로 전분기(0.61%)보다 0.1%포인트 오르면서 2022년 2분기(0.23%) 이후 2년 연속 상승했다.
제조업 연체율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1분기(0.62%) 이후 4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황정아 의원은 정부가 내수경기의 호황과 불황을 판단해볼 수 있는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의 연체율 증가에도 지원정책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내수 경기의 가늠자인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연체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3분기도 골목 경제가 악화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 중”이라며 “가뭄에 단비가 될 지역화폐 등 민생 예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