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하나금융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꺼내 들면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연간 순이익 4조 원 시대의 막을 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물론 하나금융이 4조 원의 순이익을 거두려면 또 한 번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야 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이 2024년 3조8천억 원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올해 하나금융의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순이익 4조 원대 진입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나금융이 올해 들어 매 분기 1조 원대 순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순이익으로 1조340억 원, 2분기 1조347억 원, 3분기 1조1566억 원을 올렸다.
또한 4조 원 달성까지 7746억 원을 남겨둔 가운데 최근 2년, 8개 분기 동안 하나금융의 분기실적 평균은 약 9200억 원이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대감을 키워볼 수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은 2023년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9779억 원으로 당시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역시 4조 클럽 입성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4분기에 상생금융 비용과 대규모 충당금 등을 반영하면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함 회장이 순이익 4조 원 시대를 연다면 순이익 기준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내면서 하나금융의 밸류업 계획 추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단한 이익체력은 결국 자본력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6월18일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및 주주가치 증대 방안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이 전날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다만 주주환원 여력을 결정하는 보통주자본비율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하나금융의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보통주자본비율이 상반기까지 13%를 하회했다 환율 하락 등으로 하반기 회복한 가운데 4분기 바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이 무리한 결정은 아닌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향후 보통주자본비율을 13%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 또는 상향시킬 수 있느냐의 여부다”며 “보통주자본비율만 13.0~13.5% 구간에서 잘 관리되면 2027년 주주환원율 50% 달성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전날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하나금융의 밸류업 계획에는 저평가된 주가를 회복하고 주주가치를 증대하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올해 6월 K-금융 밸류업에 대해 “밸류업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주가 부양이 아닌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 확립과 주주환원 확대로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것이다”며 “하나금융은 K-금융을 대표하는 밸류업 모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