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민 한진 사장(사진)이 글로벌 사업 현장은 물론 외부 행사에도 두루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사진은 조 사장이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K-브랜딩(BRANDING) 콘퍼런스 '패션 인 콘텐트(Fashion in Content) 2024'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는 모습. <한진> |
[비즈니스포스트]
조현민 한진 사장이 글로벌 사업 현장은 물론 외부 행사에도 두루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조 사장이 한진 이사회에 합류한 뒤 영업실적으로 경영성과를 어느 정도 뒷받침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조 사장의 물류사업에서 역할론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한진그룹 안팎에 따르면 조 사장이 대외 활동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빈도가 최근 부쩍 많아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에도 나흘 간격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비쳤다.
조 사장은 지난 28일 인천시청역에서 열린 ‘인천 소상공인 반값택배 지원사업’ 개막식에 참석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물류 지원 계획을 내놨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 K-브랜딩 콘퍼런스 ‘패션 인 콘텐트 2024’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패션 브랜드의 물류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조 사장이 두 행사에서 모두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물류지원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는 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개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패션 브랜드에 대한 물류 지원은 조 사장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물류 플랫폼’ 사업과도 접점이 많다.
한진은 물류 플랫폼 ‘SWOOP(숲)’을 통해 패션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SWOOP을 비롯한 8개의 플랫폼을 전담하는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는 조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 5월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패션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서 “한진의 국내외 물류 인프라와 SWOOP의 맞춤 서비스가 한국 패션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으며 패션 브랜드와 함께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조 사장이 해외 사업 현장을 찾는 일도 많아졌다. 독일, 이탈리아, 체코, 노르웨이,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유럽과 아시아를 막론하고 해외 현장을 밟으며 한진의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바쁘게 움직였다.
재계에서는 조 사장의 경영 활동의 빈도나 반경이 지난해보다 올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조 사장이 한진의 대내외 활동을 진행할 때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참석하는 사례도 잦다.
회사를 대표하는 일은 공식적으로는 노 사장의 몫이지만 오너 경영인으로서 무게감 때문에 조 사장에게 조명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여러 행사에서 조 사장은 회사의 얼굴 역할을 맡곤 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 사장의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두고 조 사장의 역할 확대 신호로 보는 관측도 나온다. 조 사장은 2020년 전무로 있을 때 한진에 합류한 뒤 부사장과 사장으로 승진하며 회사 내 위상을 높여갔다.
조 사장은 지난해 한진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업무 경험을 쌓으며 조금씩 역할을 확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조 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한 뒤 한진의 영업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며 일정 부분 경영성과도 뒷받침되고 있다.
올해 3분기 한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647억 원, 392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3분기보다 각각 10.5%, 16.2% 늘어난 것이다.
조 사장이 공을 들인 글로벌 사업은 매출 기준으로 40%가량의 고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 사장은 한진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 조현민 한진 사장(형광색 안전조끼 오른쪽)과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형광색 안전조끼 왼쪽)이 7월22~25일 이탈리아 방문 일정 중 한진 리더호에서 선장(앞줄 가운데)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한진> |
한진에서 조 사장의 역할 확대는 한진그룹 차원에서
조원태 회장과 조 사장의 ‘남매 경영’이 순조롭게 정착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한진그룹으로서는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당면한 최대 과제인데 합병이 마무리되면 통합 대한항공의 항공사업과 한진의 물류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대대적 조직·인사 개편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조 사장의 장악력이 한 층 강화되는 방향으로 그룹의 정책이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 사장이 전담해 총괄하는 디지털플랫폼 사업의 성패 여부는 조 사장이 한진그룹 경영참여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플랫폼 사업은 지난해 사업본부로 출범해 조 사장이 맡은지 1년이 넘은 만큼 아직 성과가 가시화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 대상 물류 솔루션인 ‘원클릭 택배 서비스’는 전년 3분기보다 매출이 13% 늘어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진 관계자는 “해외 직구를 지원하는 ‘취향 직구 아지트 훗타운’과 SWOOP의 서비스 확장과 사용 편의성을 개선해 디지털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