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미국 정부와 협력을 통해 1.8나노 공정 기반으로 군사용 반도체 생산에 속도를 낸다.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한 인텔 DX1 공장 및 연구개발센터.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1.8나노(18A) 미세공정으로 군사용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등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첨단 파운드리 특성상 실제 양산 사례를 확보하는 일이 고객사 수주에 중요한데 군사용 반도체를 통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인텔은 22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국방부와 협업해 진행중인 반도체 개발 프로그램 RAMP-C가 3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1.8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통해 군사용 반도체의 샘플 생산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미국 정부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발표한 초기부터 손을 잡고 RAMP-C를 비롯한 협력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첨단 군사용 반도체 생산을 대만 등 다른 국가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할 고객사 선정과 연구개발 협업 등 다양한 정부 지원이 이뤄졌고 인텔은 이에 힘입어 1.8나노 공정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미국 정부의 RAMP-C 프로그램에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보잉, 시놉시스, 케이던스 등 다수의 기업이 참여해 인텔과 협력하고 있다.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시스템반도체 제조 기술을 따라잡아 파운드리 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이를 위해 1.8나노 공정을 파운드리 상위 기업보다 먼저 상용화하는 데 속도를 내 왔지만 아직 대형 고객사 기반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있다는 약점을 안았다.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들이 이미 시장에서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조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증명한 TSMC 및 삼성전자 파운드리 활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텔이 첨단 파운드리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첫 기술인 1.8나노 공정에서 성공적인 수주 사례를 확보해 고객사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꼽혀 왔다.
미국 정부와 협력으로 군사용 반도체 생산을 맡게 되면 이와 관련해 확실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는 군사용 반도체 양산 실적을 확보한다면 자연히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의 경쟁력이 증명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RAMP-C 3단계 진입을 두고 “미국 정부와 군사용 반도체 고객사들이 처음으로 상용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첨단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인텔의 미국 내 반도체공장 증설 투자에 85억 달러(약 11조7천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획도 확정했다.
해당 보조금에는 군사용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설비 구축과 관련한 지원도 포함된다.
인텔이 제조하는 1.8나노 기반 군사용 반도체는 2025년부터 생산이 예정되어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