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본격 개화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AI 서비스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주력하며 AI 컴퍼니로의 전환에 사업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거대멀티모달(LMM) 등 생성형 AI 기술이 진화하면서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할 전망이다.
LMM은 현재 챗GPT4처럼 텍스트 기반의 LLM(Large Language Model) AI 서비스에 더해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이다.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 SK텔레콤 >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해야 할 전 세계 연간 데이터 규모는 2021년부터 연평균 20% 증가해 2026년 200.1제타바이트(ZB. 1ZB는 1024만 테라바이트)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가운데에서도 특히 AI 연산처리를 지원할 수 있는 AI 특화형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서비스에 필요한 고속의 대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슈퍼컴퓨팅 자원을 지원해야 하며, AI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전력 공급과 열효율 관리를 위한 고도의 냉각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세계적으로 현재 1조 달러(약 1320조 원) 규모인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5년 뒤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상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 번 구축된 AI 데이터센터는 물리적 공간 임대는 물론 AI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유 사장은 AI 데이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지난 2월 클라우드용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인 람다, AI 클라우드 서버 회사인 슈퍼마이크로와 손을 잡았다. SK텔레콤는 람다로부터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GPU를, 슈퍼마이크로로부터 AI 서버를 제공받기로 했다.
회사는 또 윤활유 기업 SK엔무브와 액체냉각 전문기업 ‘아이소톱’과 협력해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액체냉각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이 설치된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 SK텔레콤 >
액체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를 활용해 서버의 발열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운용비용은 낮아 막대한 전력을 끌어 쓰는 AI 데이터센터의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는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은 전자상거래와 금융기술(핀테크) 발전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정보기술 인프라 수요가 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자국 AI 생태계 활성화에 힘쓰고 있어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다.
유 사장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통신 기업의 한계를 AI 신사업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인프라, AI 전환, AI 서비스를 3대 사업 축으로 삼는 이른바 'AI 피라미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AI 데이터센터는 AI 피라미드의 기반이 되는 AI 인프라 영역을 담당한다.
그는 2월29일 슈퍼마이크로와 람다와의 협력 사실을 전하며 “국제 AI 데이터센터 분야 리더 기업과 협력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올해 안으로 의미 있는 AI 데이터센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