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4-01-15 16: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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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중동 정세 악화의 수혜가 주로 해운주에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운임 급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항공 업종의 수혜 가능성에도 주목하면서 그 밖에 주목할 만한 개별 종목에도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중동지역 정세 악화로 글로벌 해운 운임이 상승하자 흥아해운 등 국내 해운주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흥아해운은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14.08%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
흥아해운은 직전 거래일인 12일 주가가 상한가에 마감하기도 했다. 이로써 3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하며 주가는 총 54.05% 상승했다.
이 밖에 KSS해운도 이날까지 총 5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마감했으며 대한해운, 태웅로직스 주가도 최근 크게 상승했다.
중동 정세가 개선의 기미 없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해운주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멘 북부 지역에 위치한 후티 반군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강한 적개심을 지닌 친이란파 세력이다. 이들은 하마스 지지를 내세우며 지난해 말부터 홍해를 통해 이스라엘을 오가는 상선들을 습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스에 따르면 홍해 지역은 2023년 기준 2만4천 대의 배가 지나든 곳으로 전세계 해상 물동량의 10%를 차지할 만큼 중요성을 지닌다.
그 결과 MSC, 머스크 등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이 우회 항로를 택하며 글로벌 해상 운임료가 급등했다.
WCI 종합운임지수는 한달 전 1521달러(약 201만 원) 수준에서 현재 3072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으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도 최근 2200달러를 웃돌며 마찬가지로 전달 대비 2배 급등했다.
다만 글로벌 해상운임료 급등은 해운 업체들의 실적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시장조사업체 존 맥카운 컨테이너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해운사의 순이익은 2150억 달러(약 284조 원)을 기록했다. 2016~19년엔 누적 85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으나 크게 반등했던 것이다.
2021년 코로나19 봉쇄, 에버그린호 사태로 인해 운임료가 급등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제정세 불안에 따른 해운주 주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영국 연합군이 후티 반군을 공격하며 반격을 개시했으나 사태의 개선은 커녕 악화만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이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하는 등 중동지역 전체적인 불안정성이 날로 심해져 가고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전반적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단기에 완화될 조짐이 없는 시점에서 홍해발 물류 리스크에 따른 해상 운임비용 추가 상승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며 “이 경우 최근 해운주들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정 지속의 수혜가 해운주에만 국한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 박성봉 연구원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항공 업종이 물류 수혜를 받고 있다며 대한항공 중심의 투자가 유효하다 보았다.
우선 글로벌 해운사들이 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항공 업종에 수혜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천공항의 지난해 12월 화물 수송 실적은 24만7천 톤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으며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북미-홍콩 노선 항공 화물 운임도 지난해 7월 킬로그램당 4.69달러(약 6200원)에서 5개월 연속 반등하며 12월 7.1달러로 급등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홍해 지정학 리스크로 급등하며 항공물류 수요와 운임에 반사수혜로 작용했다”며 “항공 업종의 경우 국제선 수요뿐 아니라 화물 수요도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대한항공 중심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개별종목에선 케이엘넷이 주목을 받고 있다. 케이엘넷 주가는 이날 6.86% 상승마감했다.
케이엘넷은 1994년 물류비 절감을 위해 물류관련 기관과 기업이 공동 출자해 설립된 회사다. 해운항만물류분야를 중심으로 EDI(전자문서중계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특히 케이엘넷의 ‘Port-Mis EDI’ 중계서비스는 선박의 최초 입항 보고, 관제 사항, 화물 입출항, 세입 징수 등 항만 업무의 전반을 관리하는 서비스인데 최근 글로벌 해운 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주목받고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