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와 소니, 덴소 합작법인 JASM이 일본 구마모토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며 주요 소재 등 공급망 분야 기업의 일본 내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JASM 건물 정면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TSMC와 소니 합작법인이 일본 파운드리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핵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해 일본의 반도체산업 재건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TSMC가 구마모토에 반도체공장 추가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일본을 차세대 주요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15일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TSMC와 소니,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의 합작법인 JASM은 일본 반도체 업계 전반의 ‘리쇼어링’을 중요한 목표로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기업을 주요 고객 기반으로 삼고 있던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관련 기업들이 다시 내수시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호리타 유이치 JASM 사장은 일본 반도체 무역행사에 참석해 이러한 계획을 발표하며 일본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다시 진입하는 데 기여하도록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분야의 강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일본 반도체산업이 다른 국가에 크게 뒤처지기 시작하자 관련 기업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JASM은 이러한 기업들이 다시 일본에 생산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일본 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해 국가 차원의 반도체산업 재건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호리타 사장은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기술 발전이 멈춘 일본 대신 대만에 투자를 늘려 왔다”며 “일본의 반도체 소재와 장비 자급률을 현재 25%에서 2030년 60%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TSMC와 소니, 덴소 합작법인은 일본 구마모토에 1조2천억 엔(약 11조 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구마모토에 제2공장 나아가 제3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첨단 미세공정을 활용하는 TSMC 반도체공장이 일본에 다수 들어선다면 자연히 소재와 장비 수요도 크게 늘어나며 협력업체들의 일본 내 공급망 구축을 유도할 수 있다.
TSMC가 일본 공장에서 주요 공급망을 현지화하는 것은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일본 내 투자 확대와 공급망 구축이 동시에 추진되는 일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일본 반도체산업 재건을 노리며 금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TSMC의 이해관계도 갈수록 일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TSMC 반도체 생산공정 안내 사진. < TSMC > |
TSMC는 대부분의 반도체공장 투자를 대만에 집중해 왔는데 최근 전력과 수자원 등 인프라 부족 문제로 대만에 반도체공장 신규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일본에는 과거 반도체 생산단지가 밀집해 있던 구마모토 등 지역이 현재는 사실상 쇠락한 상황인 만큼 TSMC의 공장 투자를 유치하기 적합한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 합작법인의 반도체공장 시설 투자에 절반 가까운 금액을 보조금으로 제공할 만큼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TSMC가 일본을 중요한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키워낼 만한 이유가 충분한 상황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정부는 최근 반도체산업 재건을 주요 목표로 두고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TSMC도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 등을 수급하는 일이 유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리타 사장은 일본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소재가 이른 시일에 대만에서 제조되는 것과 동일한 품질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계획에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가 이미 일본 기업들에 반도체 공급망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일본 내 반도체 공장 투자에 장점으로 꼽힌다고 바라봤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투자 확대가 결국 일본의 반도체 관련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호리타 사장은 “고품질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이 JASM에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며 “현재 구마모토 반도체공장 건설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