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다른 계열사 대표들과 비교해도 나이가 젊은 축에 속한다. 당장 그가 배치된 롯데케미칼만 봐도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준 부사장은 1965년생이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사장 역시 1965년에 태어났다.
상대적으로 젊은 그가 롯데그룹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화학 계열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능력을 확실하게 인정받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신동빈 회장이 이 사장의 역량을 높게 사며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사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롯데그룹의 주요 인물로 급부상했다.
그가 롯데그룹의 ‘키맨’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기는 2020년 8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에 발탁되면서부터다.
당시 이 사장의 ESG경영혁신실장 선임은 정기 임원인사가 아닌 비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뤄졌다. ESG경영혁신실은 과거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의 후신격인 조직으로 과거와 비교해 기능이 많이 축소되긴 했으나 인수합병과 미래 신사업 발굴 등 주요 업무를 도맡고 있다.
이 사장은 ESG경영혁신실을 맡으면서 롯데그룹의 주요 과제로 꼽힌 신사업 진출을 구체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021년 하반기에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신성장1팀(인수합병), 신성장2팀(바이오), 신성장3팀(헬스케어)을 만들었는데 이후 신성장2팀과 신성장3팀은 각각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헬스케어라는 법인으로 독립했다.
롯데그룹이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이와 관련한 인큐베이팅을 맡아 미래를 준비하는 역할에 이 사장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이 사장은 단순히 두 신설법인을 만드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직접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으며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출범 초기 내부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계열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 사장은 신사업 발굴에 계속 역할 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화학군 총괄대표로 부임하면서 사실상 ‘원대복귀’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