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위해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직접 움직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국내에 이어 해외 주주 설득에 직접 나서며 합병 성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발표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데 서 회장의 서 회장의 강한 추진력에 따라 반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이 직접 해외 출장을 통해 국내에 이어 해외 주주 설득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올해 6월 기준으로 6.07% 수준으로 적지 않다.
서 회장은 24일 열린 온라인 주주간담회에서 “8월 말부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CEO들과 함께 일본,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에서 기업설명회(NDR)를 돌며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잠재적 투자자들도 모두 만나 합병 성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에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합병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을 설득하면서 합병에 대한 찬성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서 회장이 1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발표계획을 발표한 이후 소액주주들과도 직접 소통하면서 다시 한 번 합병에 대한 목적을 재차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 국내 대기업에서 회장이 직접 소액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이례적 모습으로 여겨진다. 서 회장이 주주들을 설득해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찬성이 중요하다.
현행 법률상 주식회사의 합병을 위해서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이 필요하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의 의결권이 2/3 이상이 찬성하고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의 주주가 찬성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 주총 문턱을 넘더라도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가 몰린다면 주총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 회장이 합병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합병을 통한 미래 기업가치 강화라는 호재가 분명한데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어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26일 14만3500원, 6만5천 원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25일 온라인 간담회에도 셀트리온 주가는 0.76%,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0.61%씩 하락한 것이다.
서 회장으로서는 두 회사의 주가 하락이 합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합병을 통한 기업가치 강화를 알리며 주주 설득 작업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문턱을 넘더라도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 규모가 준비자금보다 크다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7일 공시를 통해 각자 이사회에서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의결된 합병결의안에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9월1일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를 확정하고 10월23일에 합병 승인을 위한 주총이 열린다.
이날 주총에서 합병이 확정되면 10월23일부터 11월13일까지 반대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결정하고 해당 주식을 매수해야 합병 작업이 마무리된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4일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내놓은 합병계획에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으로 셀트리온이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7251원을 제시한 상태다.
현재 두 회사의 주가 수준이 각자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면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더 많이 행사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에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매수 청구금액은 각각 9235억 원, 7063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합병이 무산됐다.
당시 삼성중공업 주가와 삼성엔지니어링 주가 모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돌면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매수대금 한도를 웃돌아 합병계약은 결국 깨졌다.
물론 서 회장은 현재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한 자금으로 1조 원을 확보해뒀다.
다만 주가 하락이 이어진다면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 회장이 소액주주들과 직접 소통하는 과정에서 중장기 비전을 강조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내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 회장은 당장 내년 합병법인을 통해 2024년 매출 3조5천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매출 예상치 2조3천억 원과 비교하면 52%나 늘어나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서 회장은 “내년부터 현금배당률을 키우고 이익의 30%까지 현금배당을 목표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