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견제와 전자제품 수요 감소로 올해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7월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콘퍼런스'에 참가한 슈퍼컴퓨터 서버 업체 중커슈광의 부스 모습. 스스로 한다는 뜻의 한자어 '자주'가 벽면에 적혀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반도체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전자기기 수요 감소와 함께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가통계국(NBS) 자료를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1월부터 7월까지 생산한 반도체 집적회로(IC)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3.9% 줄어든 1912억 개”라고 보도했다.
최근 2달 동안에는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직전 달보다 줄어드는 모습도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7월 반도체 생산량은 6월보다 4.1% 증가한 292억 개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5월과 6월에 각각 7%와 5.7%을 기록해 생산량 증가율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반도체 산업은 경제 역풍과 미중 기술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가 탑재되는 전자기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줄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2022년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2014년 이후 가장 저조한 2분기 판매량이다.
미국이 일본 등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반도체산업 발전을 견제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1월 반도체 생산장비 제조 강국인 일본 및 네덜란드와 협정을 맺었다.
협정에는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장비를 수출할 때 각국의 통제를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협정에 따라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노광장비(리소그래피) 등 23가지 품목을 기업이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최근 절차를 바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일본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중국 반도체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을 늘리는 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