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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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앞으로 투자자가 기업이 배당금을 얼마나 지금할지를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제도가 개선된다.
최근 기업 주주환원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배당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이번 배당제도 개선으로 배당주들을 중심으로 투자환경 개선이 이뤄질지 기대된다.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부터 배당금을 확인하고 배당주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가 개선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당금을 확인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가 개선된다.
앞서 1월31일 금융위원회는 법무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국내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명단을 확정하고 그 다음해 봄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 규모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채로 투자를 결정한 뒤 몇 달 뒤 이뤄지는 배당결정을 수용했다. 외국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깜깜이 배당’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금융위원회에서는 투자 전에 배당금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배당 투자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오랜 관행처럼 굳어져 온 '짠물배당'에서 벗어나 배당성향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당절차 개선으로 배당주에 대한 투자전략에 변화가 생겨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가 배당규모를 알고 기업투자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면서 기업들이 배당성향 확대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원래 ‘배당 기대감’으로 투자해야 해 '갑'은 배당을 주는 쪽이었지만 이제는 배당액이 먼저 결정되고 이를 토대로 받는 쪽이 고르기 때문에 갑은 배당을 받는 쪽이 될 것”이라며 “배당성향이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지만 ‘위치변화’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국내 배당주 투자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가 이뤄져야하는 만큼 '배당락일' 전후로 이뤄지는 단기 매매가 주를 이뤘는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는 기업들이 늘어난다면 미국의 사례처럼 장기 투자가 늘어날 수 있으리란 기대도 나온다.
이번 개선방안이 배당주보다 배당성장주에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 연구원은 "배당주에도 긍정적이긴 하지만 배당 성장주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은 어느 정도 예상가능 범위 배당금을 지급하는 배당주가 관심 많이 받았다면, 배당금을 계속해서 더 많이 지급하는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회사 표준정관을 2월 중 개정한 뒤 분기배당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2분기 중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기업들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기준일을 변경할 경우 올해 결산 배당부터 적용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어떤 기업이 배당절차 이번 개선안을 받아들일지 나타날 것으로 보이면서 배당주 투자에서 기업들 사이 배당 차별화를 통한 옥석 가리기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