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08-14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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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에코플랜트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으며 주택사업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10위에서 9위로 한 단계 오른 만큼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를 통해 지난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중견건설사에도 밀리며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SK에코플랜트가 지난 7월 수주한 서울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적용한다. 광장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14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이미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현장 가운데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적용할 단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SK에코플랜트는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출시했다. 2000년 ‘SK뷰’를 선보인 이후 22년 만에 내놓은 아파트 브랜드다.
SK에코플랜트는 드파인을 부산 광안2구역 재개발, 노량진2·7구역 재개발,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에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기존에 수주한 다른 사업지에 대해서도 회사 차원의 심의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파인 적용은 SK에코플랜트 사내 ‘브랜드 심의위원회’에서 프로젝트의 입지와 규모, 상품 및 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다만 기존 브랜드인 SK뷰에서 드파인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경우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회사 차원의 심의뿐만 아니라 조합과 협의도 필수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하반기 새로 도전하는 신규 도시정비사업에서는 드파인을 적극 활용해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설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가 국내 주택시장에서 다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몇 년 동안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무색하게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했다.
친환경기업으로 전환이라는 중대한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 있기는 했지만 지난해에는 몇몇 중견건설사보다도 수주 성적이 부진해 자존심을 구겼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고작 4363억 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저조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기준 30위였던 쌍용건설에도 밀리는 성적이다.
반면 2022년에는 달라진 모습으로 주택사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리모델링 전담팀을 신설해 리모델링에 처음 뛰어든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도전한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3분기 시공사 선정이 계획된 용인 수지구 뜨리에체 아파트 리모델링사업도 단독으로 참여하며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전체 신규수주 성적에서는 현재까지 9819억 원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앞으로 한 곳만 추가하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건설사 전체 순위로 놓고 봐도 현대건설(7조754억 원), GS건설(3조5650억 원), 롯데건설(2조7406억 원), 대우건설(2조4432억 원), 포스코건설(2조4063억 원), DL이앤씨(1조4350억 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787억 원)에 이어 8위에 위치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능력평가 9위인만큼 당연해 보일 수 있는 순위지만 지난 3년 동안 신규수주 4천 억~6천 억 원 사이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SK에코플랜트가 주택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음이 확인된다.
SK에코플랜트가 앞으로 국내 주택시장에서 갖게 되는 경쟁력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통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도 푸르지오써밋 브랜드를 내세워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그만큼 조합이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건설도 지난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한 건설사가 많아지면서 그 안에서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이 돋보이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10대 건설사 가운데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6곳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단순 공사비만이 아니라 입지와 상품성을 종합해 결정한다”며 “SK에코플랜트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단지로 만들기 위한 다각적 요소를 고려해 ‘디파인’을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