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 게임사 수장들의 2022년 신년사를 분석해보면 넷마블, NHN,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은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을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신사업과 관련된 행보를 강조했다.
반면 크래프톤 김 대표는 게임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 대표는 신년사에서 "크래프톤 산하 해외 게임 제작 스튜디오와 함께 우리가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것이다“며 ”세계 수준에 도달한 기술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선도적으로 활용해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이 가장 강력한 미디어가 될 것이다"며 "창의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창작의 결과물을 확장하고 재창조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순간을 무한히 연결하는 세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16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도 메타버스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는 등 게임사 본질인 연구개발을 통한 게임성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크래프톤의 비전은 ‘제작의 명가’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김창한 대표가 '배틀그라운드' 흥행과 함께 안게 된 '원 게임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지식재산(IP) 강화, 신규 지식재산(IP) 발굴 등과 관련된 게임성을 강조한 신년사를 낸 것이라고 바라본다.
올해 크래프톤의 계열사 스트라이킹디스턴스는 새로운 지식재산(IP)의 배틀로얄 쟝르인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10월 인수한 언노운월즈는 2022년과 2024년에 각각 신작 게임을 1편씩 출시한다.
이 밖에도 오픈월드 생존게임 ‘프로젝트 카우보이’와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활용한 게임 등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크래프톤은 메타버스나 NFT 등과 관련된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게임사로서 게임성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신중한 자세로 관련 사업을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에서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신사업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임원은 김 대표뿐만 아니다.
2021년 11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는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나섰다.
배동근 CFO는 당시 "가상세계 안에 있는 재화나 콘텐츠가 의미를 갖기 위한 핵심은 게임 자체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며 "NFT와 P2E(플레이투언·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는 게임 흥행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나 게임이 매력적이지 않거나 이용자풀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와 가치가 영원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배 CFO는 게임 자체의 이용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은 재화의 가치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게임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이 활성화되려면 게임 내 소비 콘텐츠가 꾸준한 수요를 확보해 재화로서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이클 조던이 덩크슛하는 영상은 NFT로서 가치가 있지만 제가 농구하는 영상은 NFT 가치가 제로에 가깝 듯 게임 자체 매력도가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NFT가 게임 재미와 생태계로 확장되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고 말했다.
장병규 의장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는 아직 애매모호한 느낌이다”며 “현실보다 조금 더 부풀려 있다는 느낌이고 메타버스에 대해 크래프톤이 어느 정도 생각과 방향을 가지고 있지만 메타버스를 콕 집어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크래프톤 역시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대열에 동참하기 위한 준비는 차근차근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을 게임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크래프톤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의 손자회사 네이버제트에 50억 원을 펀드 방식으로 간접투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