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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업계 2위도 위태롭다, MBK 점포 매각·전환에도 투자 회수 난항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12-12 14: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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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업계 2위도 위태롭다, MBK 점포 매각·전환에도 투자 회수 난항
▲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점포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 등이 2022년 10월17일 MBK파트너스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 매각 저지 및 투기 자본 규제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10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커머스의 성장과 경기불황으로 인해 식품 유통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끌면서 홈플러스를 비롯한 대형마트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홈플러스는 코스트코코리아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오프라인 식품 유통업체 2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MBK파트너스는 오프라인 점포 매각과 일부 점포의 특화 매장 전환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홈플러스의 영업손실과 이자비용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유통업계 의견을 종합해보면 홈플러스가 국내 오프라인 식품 유통업계 2위 자리마저 코스트코코리아에 내어줄 위기에 처하며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수익성 부문에서는 코스트코코리아가 최근 몇 년 동안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에서 매출 6조9314억 원, 영업손실 199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매출은 5.1% 늘었으나 적자는 계속해서 누적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의 최근 3년간 영업손실 규모는 5930억 원에 이른다. 

영업손실이 누적되며 재무 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2월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며 영업적자 확대와 과중한 재무부담을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에서 매출 6조5031억 원, 영업이익 2186억 원 기록했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15.8% 증가했다. 코스트코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6014억 원에 달한다.

두 기업의 매출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잇따른 점포 폐점과 최근 창고형 할인매장의 인기가 맞물리며 코스트코의 매출이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0년 홈플러스와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 격차는 2조7772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 격차를 4천억 원까지 줄였다. 코스트코코리아가 2020년 이후 연평균 약 10%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연평균 –1.2%의 성장률에 그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렇게 오랜 기간 지켜온 업계 2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MBK파트너스가 7조 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홈플러스의 기업가치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의 분할매각을 시도했으나 아직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며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점포정리 및 전환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홈플러스 22개 점포를 매각하거나 계약종료를 통해 폐점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부산 서면점과 서울 목동점, 서대전점, 안양점 등이 문을 닫았고 안산 선부점, 동청주점, 광주계림점, 내당점, 동대문점 등 11곳의 추가 폐점도 확정된 상태다.
 
홈플러스 업계 2위도 위태롭다, MBK 점포 매각·전환에도 투자 회수 난항
▲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점포 전환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10월17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김해점 리뉴얼 개장 시간에 맞추어 방문한 고객 모습. <홈플러스>

이 같은 움직임을 종합해볼 때 MBK파트너스는 점포 매각을 통해 남은 채무를 상환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점포 매각으로 약 4조 원의 채무를 변제했으며 현재 약 4천억 원의 잔여 채무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 매각을 통해 일부 투자금을 회수한 MBK파트너스는 완전한 엑시트를 위해 홈플러스의 점포전환을 통한 수익성을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10년을 초과하는 경우는 드물다. MBK파트너스로서는 빠른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적자 누적을 해소하고 기업가치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여겨진다.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2월 신선식품과 델리코너를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현재 130여 개의 매장 가운데 33개 매장이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된 상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가푸드마켓은 매출과 고객 수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한 24개 매장의 2024년 1월 식품 매출은 3년 전인 2021년 1월과 비교해 평균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MBK파트너스가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홈플러스 점포 가운데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되지 않은 점포는 100여 개에 달한다. 전체 점포의 약 30%만이 전환된 상태로 추가적 점포전환에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메가푸드마켓으로의 전환에는 매장 리모델링, 설비 개선, 신선식품과 델리코너 확충 등 대규모 투자비용이 필요하다. 이미 조 단위의 이자비용이 발생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정 투입은 MBK파트너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인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의 합계는 약 2조93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창고형 할인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코스트코코리아와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등과의 경쟁에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증명하듯 코스트코코리아와 마찬가지로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역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은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 2조7135억 원, 영업이익 87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85.3% 증가한 것이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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