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하 SK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SK텔레콤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투자전문회사 이사진에 합류한다.
박 사장은 SK텔레콤과 지주회사 SK,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두루 거치며 그룹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사업전략 수립에 능력을 보여줬다.
SK텔레콤 신설 투자회사에서도 뉴 ICT부문 사업 발굴과 확대를 위한 의사결정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SK텔레콤 회사분할결정 관련 주요사항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분할 신설투자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박성하 사장을 선임했다.
박성하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맡으면서 SK텔레콤 신설투자회사는 대표이사에 내정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해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센터장 등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이사진을 완성했다.
일반적으로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경영에 상시적으로 참여하는 직책은 아니다.
다만 신설법인의 정체성이 투자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 중요 사안의 결정에 관여하고 책임을 지는 이사진 구성원으로서 실질적 역할이 일반 사업회사 기타비상무이사보다 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박성하 사장은 특히 SK그룹에서 줄곧 전략기획, 투자 관련 업무를 맡아 사업 포트폴리오 설계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반도체와 뉴ICT 전문 투자회사를 목표로 하는 SK텔레콤 신설법인의 기초 뼈대를 세우는 데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정호 사장이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분야 투자와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투자유치 등을 끌고 간다면
박성하 사장은 신설투자회사에서 그룹 ICT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이미 SK에서 정보통신(IT)서비스사업을 하는 C&C부문을 이끌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SK그룹 계열사들의 신사업 발굴,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 신설투자회사 이사로서는 후방지원이 아닌 직접적 투자와 사업 발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이 다를뿐 근본적으로는 같은 종류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신설투자회사를 통해 반도체와 함께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디지털헬스케어 등 다양한 ICT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은 원래 SK그룹 ICT전략을 총괄해온 전략 전문가”라며 “현재 지주회사 SK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고 SK텔레콤 신설법인이 투자회사라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략부분을 고려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하 사장은 1965년 태어나 고려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그 뒤 연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땄다.
박 사장은 1993년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SK텔레콤 C&I기획실, C&I전략팀을 거쳐 사업개발전략본부장도 역임했다.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 때 SK텔레콤 사업개발실에서 일하며
박정호 사장 등을 도와 실무작업에 참여했다. 도시바 인수 전략수립에서도 핵심적 역할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SK로 자리를 옮겨서도 포트폴리오관리부문장으로 일하면서 그룹 ICT사업 전략기획을 관장해왔다.
박 사장은 전략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아 2017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부사장에 올랐다.
전략지원팀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직속조직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가장 핵심적 부서로 꼽히는 곳이다. 전략지원팀에서는 그룹의 인수합병 등 투자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데 팀원 모두가 부장급(PL) 이상 인력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2019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SK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이번 SK텔레콤 신설투자회사 이사진에도 발을 들이면서 그룹 핵심인사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SK 측은 박 사장을 C&C부문 대표에 선임하면서 “박 사장은 SK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및 딥체인지는 물론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설계·운영을 주도하는 등 디지털신사업 발굴에 능통한 전문경영인”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