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리오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는 현재 수젠텍, 지노믹트리, 큐라티스 등 3곳의 국내 바이오기업과 중국 진출을 놓고 협력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11월 오리온에서 오리온홀딩스를 인적분할하며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뒤 사업회사 오리온은 국내외에서 제과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오리온홀딩스가 신규사업 투자 등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중국에서 임상시험 허가를 대신 받거나 생산 및 판매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국내 바이오기업의 중국 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제약바이오시장은 진입조건이 까다로워 경험이 많은 현지 파트너나 현지사정에 밝은 실무진이 있다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10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인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 중국에서 제약바이오사업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또 오리온이 중국에서 30년 가까이 제과사업을 벌이며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쌓은 점도 오리온홀딩스가 제약바이오 유통사업을 벌이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국내 우수한 제약바이오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파트너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어느 단계까지 파트너 역할을 맡을지 등은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인철 부회장은 중국에서 바이오 유통사업으로 제약바이오사업 성공경험을 쌓은 뒤 신약 개발 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오리온홀딩스가 신약 개발 등이 아닌 바이오 유통사업으로 제약바이오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두고 사실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바라본다.
신약 개발에는 많게는 수십 년 넘는 시간, 수조 원 가까운 돈이 드는데 실패할 확률도 크다.
더욱이 오리온홀딩스는 제약바이오사업 경험이 사실상 전문한 만큼 바이오산업을 직접 경험해볼 필요도 크다.
시장은 오리온홀딩스의 이런 접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홀딩스의 중국 바이오사업은 중국 내 영향력을 발휘해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한 제품들을 효과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전략으로 차츰 성장성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허 부회장은 2014년 7월 오리온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오너일가의 경영공백을 메우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에 힘쓰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2013년 11월 부인 이화경 부회장과 함께 등기이사에서 내려온 뒤 허인철 부회장을 영입하고 전문경영인으로 처음 ‘부회장’ 직책을 달아주며 그룹의 경영을 맡겼다.
제약바이오사업도 허 부회장이 점찍은 신성장동력의 하나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중국 산둥루캉의약과 합작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하면서 “오리온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