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올해 또 추진할까?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마친 뒤 다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20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는 2016년 11월 이후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2차 지배구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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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1년 동안 11조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차로 1월12일까지 모두 4조2528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매입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해도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14.2%를 활용해 분할 및 합병 등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전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분할이나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수반돼야 하는데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특별결의의 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투자부문 분할,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투자부문의 분할합병, 삼성물산 물적 분할, 지분 대규모 이동 등의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의 대전제는 삼성물산이 지주회사가 돼 삼성전자 등 자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주도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을 이끌어 가는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하고 삼성전자의 지주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면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비롯해 삼성그룹 대부분 회사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방식이 검토될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분할 후 지주부문과 삼성물산이 합병할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삼성전자 지주부문의 시가총액은 40조 원 정도로 예상되므로 합병 전에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최소 40조 원이 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삼성물산 시가총액은 28조 원에 그친다. 오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시가총액을 키우기 위해 삼성SDS와 합병하는 방안과 바이오 지분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바라봤다.
지배구조 개편이 이 부회장에게 급한 과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지배지분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급하거나 당위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그룹은 상속을 제외한 경영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며 “지주사 전환 등은 급한 이슈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