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유통BU장 부회장이 롯데마트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강 부회장은 전국 대형마트 점포를 활용한 물류기지 ‘세미다크스토어’와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유통BU장 부회장. |
롯데마트의 세미다크스토어는 매장 일부 공간에 자동화설비를 적용해 온라인 상품 포장에 효율성을 높인 전용공간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세미다크 스토어가 후방에 마련돼 있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됐다.
반면 스마트스토어는 매장 전체를 물류기지화한 것으로 천장에 레일을 구비해 온라인 주문을 빠르게 포장(Packing)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롯데마트는 올해까지 세미다크스토어는 29곳, 스마트스토어는 12곳을 구축해 하루 배송건수를 7만8천 건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9년 배송건수 2만3천 건과 비교할 때 3배가 넘는 규모로 늘어나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기존에도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온라인 배송에 대응해 왔지만 강 부회장은 온라인 확대를 위해 물류와 배송 효율화를 높인 시스템을 점포 곳곳에 도입하면서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전국 15개 점포에서 부근에 위치한 고객에게 2시간 이내로 물건을 배달해주는 ‘바로배송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바로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의 온라인 매출은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온라인배송에 맞게 최적화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이 이렇게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까닭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물류센터 규모가 경쟁회사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물류센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만7천㎡에 불과하다.
경쟁회사인 신세계그룹 계열사 SSG닷컴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3곳의 연면적이 11만842㎡인 것과 비교해도 작은 규모다.
강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온라인부문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기 위해 물류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강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점포의 물류기능 확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기존 점포들에 물류기능을 더해 온라인 전환에 대응하고 있다”며 “이런 온라인 물류인프라 확대에 따른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이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1370억 원, 영업이익 55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108.2%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