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원내외 인사들과 자주 만나며 복당에 긍정적 분위기를 당내에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마포포럼’을 주도하며 킹메이커로서 정계 복귀를 노리는 김무성 전 의원의 생일잔치에 참석하는가 하면 중진과 초선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며 교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우다가 최근 들어 비난을 삼가고 있다. 오히려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야권이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한 모든 세력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야당이 대결집할 때 집권에 희망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자유, 공정, 서민을 기본 주제로 정책을 수립하고 대안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이 과거 김 위원장을 두고 ‘비리 비대위원장’, ‘수명이 다한 정치설계사’ 등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던 점을 떠올리면 급격한 태세 전환이란 시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야권 통합을 앞세워 복당 명분을 쌓고 있다고 바라본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에서 대선주자 띄우기를 본격화할 조짐이 보이는 것과 맞물려 홍 의원도 복당을 위한 노력을 더 서두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힘이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며 당내 대선주자들도 나름대로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모으려 움직이는 상항에서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주자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채 당밖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8일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마포포럼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대선을 향한 포부를 말할 것”이라며 “대선후보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보수야권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김종인, 김무성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인 데다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대선주자 관련해 구체적 이름을 꺼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대선후보군을 띄워 분위기를 만들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11일 MBN ‘정운갑의 집중 분석’에 나와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우선 경선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1단계로 자체 정비를 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겠다’는 것을 조만간 당당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신호를 보낸 뒤 원 지사가 바로 대선후보 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힌 셈인데 원 지사에 이어 김 위원장이 거명했던 유승민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시장도 야권의 대선주자로 나설 준비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무소속인 홍 의원으로서는 국민의힘 안에서 대선 무대가 마련되는 상황을 자칫 넋놓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큰 선거가 열리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대선주자들이 유세 지원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홍 전 대표가 재보선 전에 복당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기회를 놓칠 염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재보선이 열리는 2021년 4월 전에 복당하기 쉽지 않다고 보기도 한다.
홍 의원을 향한 거부감을 보이는 당내 인사들이 많은 데다 홍 의원과 김종인 위원장 사이 앙금도 남아 있기 때문에 비대위의 공식 임기로 정해진 내년 4월까지는 김 위원장이 홍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미 홍 의원과 비슷한 상황에서 탈당했다가 복당한 권성동 의원 사례가 있기 때문에 홍 의원이 복당을 신청하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내 홍 의원의 복당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적지 않고 홍 의원이 세력이 많은 것도 아니라 홍 의원의 복당 여부나 시점은 불투명한 것 같다”며 “야권 통합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홍 의원의 복당이 당에 도움이 될지를 놓고 의구심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홍 의원의 복당을 두고 당지도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당내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될지에 따라 복당 여부나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