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공을 기울이고 있는 카카오와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에 변수가 생겼다.
최 사장은 내년 상반기 디지털손해보험사 영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예비인가 신청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워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와 함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가 70%가량, 삼성화재가 15% 가량 지분을 투자하고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지니는 구조다.
삼성화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4월 안에는 예비인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기약이 없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로 협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유선상으로만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예비인가 신청이 언제 이뤄진다고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예비인가를 신청하려고 했는데 내부 논의가 늦어지면서 3월로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예비인가를 신청하면 3~4개월의 심사기간이 필요하고 예비인가 승인 이후 6개월 안에 자본금 출자 등을 마쳐야 한다. 그 뒤 본허가 신청을 통해 2~3개월의 심사를 거쳐 본허가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선 설립인가 신청 지연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전에 디지털보험사 설립을 마무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보험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면서 카카오와의 합작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회심의 카드로 뽑아들었다.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은 최 사장이 연임을 노려볼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삼성그룹의 인사원칙 가운데 하나인 ‘60세 퇴진 룰'과도 아직 거리가 있다. 그는 1963년 태어나 올해 57세다.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이 늦어지면서 삼성화재보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캐롯손해보험에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다.
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 1위의 회사지만 캐롯손해보험이 디지털손해보험에는 1년 먼저 진출했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기반을 다질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주행거리에 따른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펫슈어런스(반려동물 케어보험), 항공연착보상보험, 반송보험 등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통해 기존의 보험상품이 보장하지 못했던 틈새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해 설립된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다. 올해 1월 영업을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