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한국과 아세안(ASEAN) 8개국 판권을 보유한 급성 편두통신약 라스미디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승인을 받으면서 윤웅섭 사장의 판단이 옳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사장은 대표이사에 선임된 2013년 라스미디탄의 신약 개발 가능성을 보고 미국 제약사 콜루시드와 한국과 아세안 판권 계약을 맺었다.
2017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콜루시드를 인수해 라스미디탄 임상3상에 성공했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벽도 넘었다.
기존 편두통 치료제를 대표하는 트립탄계열 약물은 심혈관,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이 제한됐다. 하지만 라스미디탄은 디탄계열로 혈관 수축작용에 의한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다. 또 경구제여서 복용편의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윤 사장은 향후 별도의 허가를 거쳐 한국과 아세안 8개국에서 라스미디탄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미 대표제품인 아로나민을 앞세워 아세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2016년 9월 미얀마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한 뒤 아세안 8개국에 아로나민을 비롯해 유산균제, 항균제 등을 수출하고 있다. 아로나민은 미얀마에서 TV광고도 진행하는 등 현지 비타민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윤 사장이 이처럼 아세안 의약품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것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아세안 의약품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227억 달러(약 26조2700억 원)에 이르고 2020년까지 연평균 8.4%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세안 의약품시장은 수입 의존도가 80~90%여서 제품 경쟁력만 갖춘다면 국내 제약회사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이 세계 제약바이오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세안은 국민들의 의료보험 가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전문의약품(ETC)시장이 이제 막 활발해지고 있어 국내 제약회사가 진출하기 수월한 편이다.
일동제약은 표적항암제 ‘리툭산’의 차세대 바이오베터로 개발한 ‘TG-1101’의 한국, 대만, 아세안 7개국 판매권도 확보하고 있다.
리툭산은 2018년 세계에서 매출 8조4천억 원을 낸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기반으로 효능과 안전성 등을 개선한 약품을 말한다.
일동제약은 2012년 미국 바이오기업 TG테라퓨틱스로부터 아시아 판권을 사들였다. TG-1101은 현재 일부 적응증에서 글로벌 임상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에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라스미디탄과 TG-1101 임상에 일동제약도 일부 참여했다”며 “라스미디탄을 국내와 아세안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가교임상 등 각 국가가 정한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