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패널업체의 공격적 증설에 따른 LCD업황 악화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패널 생산 감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3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두 LCD패널 생산을 축소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 감산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8월부터 모두 월 12만 장 규모의 8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감산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생산규모는 면적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6% 줄어들게 된다.
장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CD패널 생산공장을 폐쇄한 뒤 차세대 패널인 퀀텀닷 올레드(QD-OLED)로 전환하는 투자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에 8세대 LCD 월 5만 장 규모의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 뒤 내년에는 분기마다 월 2만 장 규모의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폐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감산에 속도를 내는 것은 중국 패널업체들의 증설 투자가 지속돼 공급과잉과 업황 악화가 장기화되며 실적에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CD 생산라인 가동을 일부 중단한다면 공급과잉 완화에 따른 수급상황 개선과 LCD패널 가격 반등에 따른 수익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장 연구원은 중국 패널업체의 LCD 증설 규모를 고려할 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감산조치가 업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장 연구원은 “세계 LCD패널 초과공급률은 4분기 12.4%, 내년 1분기 16.2%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생산라인 일부 가동을 중단해도 패널 가격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공장 증설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감산효과를 완전히 묻어버릴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장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LCD 감산으로 의미 있는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LCD패널 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