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투자가 하나금융지주로부터 한 차례 더 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3조 원 이상으로 불렸지만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가 되기 위해서는 약 7천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하나금융투자에 꾸준한 지원을 보내온 데다 하나금융투자가 실적으로 이에 보답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1528억 원에 이르러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KEB하나은행 뒤를 이은 ‘확고한 2위’로 자리매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3.5%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 순이익이 34.7%, 하나캐피탈이 16.%, 하나저축은행은 2%가량 일제히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2분기부터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감소의 여파가 본격화된 데다 보험회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자본금을 대폭 확충해야 하는 점이 하나카드와 하나생명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의 비중을 약 30%까지 올릴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앞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 투자금융(IB)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절실하다.
증권사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투자금융(IB)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3조 원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기만 해도 프라임 브로커리지(PBS)사업 등을 벌일 수 있는 등 사업범위가 넓어지기는 하지만 결국은 발행어음사업을 할 수 있어야 실질적 수익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김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점도 하나금융투자로서는 자금지원을 기대해볼만 한 대목이다.
이 사장은 2013년 김 회장의 추천으로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로 이동했을 정도다.
이 사장이 2016년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하나금융투자는 2017년 순이익 1463억 원, 2018년 1517억 원을 내며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김 회장이 최근 베트남이나 대만 등에서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어 하나금융투자에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김 회장은 최근 1년 동안 베트남과 한국을 여러 차례 오가면서 하나은행의 베트남 상업은행 지분투자를 성사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또 글로벌 로얄티 네트워크(GLN)사업 역시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지주 차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이중레버지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122.7% 수준으로 투자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기 위해 장기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