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카드업황 악화 속에서도 수익원 다각화를 통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반기까지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해 하반기에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29일까지 각 카드사가 내놓은 2분기 실적을 종합해보면 카드사들의 평균 순이익 감소율은 7.1%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상반기에 순이익 2713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3.8% 감소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경쟁사들과 견줘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순이익 감소율 선방순위만 따지면 삼성카드(-1.2%), 우리카드(-1.6%)에 이어 3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에 순이익이 13.3% 줄었고 하나카드는 34.7% 급감했다.
전통적 수익원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할부금융 및 리스를 중심으로 새 수익원을 찾아 이를 메우려는 전략이 먹혔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신용카드 수익은 1.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할부금융 수익은 20.4%, 리스 수익은 63.4%씩 증가했다.
아직 절대적 규모에서 신용카드 수익(1조4702억 원)이 할부금융(364억 원)과 리스(865억 원)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크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새 수익원을 찾으려는 노력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임 사장은 2017년 3월 취임한 뒤부터 꾸준히 자동차금융 등 할부금융과 렌탈·리스 등 사업부문의 영업력 강화를 꾀해왔다.
할부금융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신성장BU(Business Unit)’를 만들고 할부영업팀과 리스·렌탈팀을 그 아래 뒀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도 자동차 금융사업부문과 보험, 항공권 구매사업 등 중개수수료 기반 사업(Fee-biz)부문, 렌탈사업부문 등을 맡는 조직 덩치를 키우거나 신설하며 미래 수익원 확보에 공을 들였다.
판매관리비와 기타 영업비용 등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점도 상반기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카드사 실적에 핵심요인으로 꼽히는 자금조달 금리부담도 기업어음(CP) 비중을 늘려 대응하고 있다. 기업어음은 회사채와 비교해 만기가 짧다는 부담이 있지만 발행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임 사장이 취임한 2017년 3월 기업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6%에 불과했지만 2017년 말 7%, 2018년 말 9%, 올해 상반기 11%로 꾸준히 높아졌다. 같은 기간에 회사채 비중은 75%에서 71%로 낮아졌다.
다만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은 하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자산이익률(ROA)은 6월 기준 1.84%로 2017년 말 3.63%, 2018년 말 1.88%에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이는 2007년 신한카드가 LG카드를 합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정이하 여신(NPL)비율과 연체율 등도 상승추세를 보이며 자산 건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임 사장이 올해 말에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지막까지 ‘내실 다지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하반기에 임 사장이 가장 주력할 사업으로는 7월에 출범한 신한베트남파이낸스를 통한 베트남 소매금융업이 꼽힌다.
베트남에 신한베트남은행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의 진출이 활발한 만큼 이를 ‘뒷배’ 삼아 레드오션이 된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새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워웠다.
임 사장은 19일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상반기에 거둔 성과들과 하반기 흘릴 땀방울이 실질적으로 한 해의 성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심기일전(心機一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