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가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만큼 사랑받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해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포트나이트’를 띄우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
하지만 포트나이트는 출시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박 대표의 실망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
10일 PC방게임 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72위에 그친다. 게임 장르별로도 11위에 머물러 있다.
반면 경쟁게임으로 분류된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는 전체 2위, 장르별 1위에 올라있다.
최근 해외에서 출시된 미국 게임회사 일렉트로닉아츠(EA)의 ‘에이팩스 레전드’가 한국에 정식 출시되기도 전에 10위권 안팎을 지키고 있어 포트나이트가 반전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포트나이트는 2018년 1월23일 한글판이 나왔고 11월7일부터 에픽게임즈코리아와 네오위즈가 손잡고 PC방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포트나이트가 한글판을 제공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한국에서 부진한 것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끄는 점과 대비된다.
포트나이트는 무료인 데다 저사양 PC에서도 구동이 가능해 서구권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유료게임으로 스팀과 카카오게임즈를 통해서 3만2천 원에 판매되며 컴퓨터 사양도 비교적 높게 요구된다.
2018년 11월27일 세계 포트나이트 가입자는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최근 동시접속자 1070만 명을 넘어서며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2018년 미국 구글 트렌드가 선정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PC방게임 점유율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포트나이트가 한국에서 부진한 이유는 한국 특유의 PC방 문화와 배틀그라운드의 선점효과 등이 결합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12월 정식 출시돼 포트나이트보다 먼저 자리를 잡았다.
한국에는 일찍부터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해 빠른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게임이 성행했다. 여기에 서구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PC방을 어디서나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게임을 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주변 사람 대부분이 즐기는 배틀그라운드를 계속해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 포트나이트로 쉽게 옮겨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포트나이트는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한국 서버를 따로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인터넷 속도가 차이나는 문제뿐 아니라 팀을 이뤄 이야기를 나누며 경쟁하는 게임에서 외국인들과 같은 팀으로 꾸려져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한국의 게임문화를 의식한 듯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며 ‘인싸’를 강조했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조직의 주류에 해당하는 사람을 이르는 은어다.
디지털 마케팅에도 힘을 쏟아 유튜브와 게임 전문 실시간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포트나이트를 홍보했다.
‘스타로드’로 유명한 영화배우 크리스 프랫을 기용해 PC방 서비스 정식 개시를 알렸으며 e스포츠대회도 개최하는 등 포트나이트 마케팅에 온힘을 쏟았다.
그러나 포트나이트는 반등을 하지 못했으며 에픽게임즈코리아는 마케팅비용 부담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홍보활동은 지속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픽게임즈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 포트나이트를 차질 없이 운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