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는 평소에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강조한다. 서비스의 품질 뿐 아니라 요금도 마찬가지다.
하 부회장은 2월25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통신사업자 처지에서 5G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고 상당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지만 고객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 부회장의 이 발언을 요금제 설계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내놓겠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LG유플러스는 LTE 때값 싼 요금제를 내놓아 가입자 확보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하 부회장이 이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LTE 전국망을 구축한 데 이어 음성 및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데이터 속도와 용량 제한을 허문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최초로 선보이며 고객의 요금 부담을 대폭 낮췄다”며 LG유플러스의 성과를 자랑스러워했다.
LG유플러스는 LTE사업 준비를 시작할 때 주파수 경매에서 3위 사업자로서 정부의 배려를 받아 황금주파수 2.1GHz를 확보했다.
당시 주파수를 최저경쟁가격에 낙찰받아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던 덕에 과감한 요금제들을 많이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2월 ‘완전 무제한 요금제’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월 8만8천 원에 속도·용량의 제한이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였다.
그동안에는 무제한 요금제라 할지라도 일정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면 속도가 떨어지도록 설계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LG유플러스가 이 요금제를 발표한 뒤 3개월 후에는 KT가 ‘데이터온(ON)’으로 같은 기능을 하는 요금제를 내놓았고 5개월 후에는 SKT가 ‘T플랜’을 잇따라 발표하기도 했다.
하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기존 8만8천 원짜리 무제한 요금제에 핵심적 혜택을 그대로 제공하면서 월정액은 1만 원 낮춘 7만8천 원짜리 요금제를 출시해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이 요금제는 SK텔레콤이나 KT보다 1~2만 원 싼 수준이었다.
LG유플러스는 당시 요금제 개편 때 일정량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중저가 구간에서도 다른 회사에 없는 5만 원대 요금제를 내놓았다.
하 부회장은 파격적 ‘중고폰 보장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8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를 놓고 업계 최초로 24개월 중고가 보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년 사용한 갤럭시노트9에 출고가의 40%를 보상한다는 내용이었다.
12개월이나 18개월 쓴 중고폰 가격을 40~50% 보장해 주는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보장 기간이 24개월인 곳은 없었다는 데서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시장의 메기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 부회장이 취임 후 경영진에게 줄곧 “3위 사업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상품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를 요금제에 반영했다.
그 결과 최근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증가율은 다른 회사보다 더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LG유플러스 무선가입자는 1334만9363명으로 2017년 말보다 5.7%(72만4765명) 늘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무선가입자는 2.2%, KT는 5.6%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2분기 콘퍼런스콜을 진행하면서 “속도·용량 제한없는 무제한 요금제로 지난 1년 동안 요금혁신을 주도해오면서 가입자를 꾸준히 늘려왔다”며 “지속적으로 고객 관점을 유지하면서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