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과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권혁구 신세계그룹 사장 등 신세계그룹 사장 '3인방'이 2019년도 인사에서도 재신임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남매경영체제를 다지는 데 ‘삼각편대’를 이뤄 역할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갑수 사장과 장재영 사장, 권혁구 사장이 정용진정유경 남매 사이에서 경영권 승계와 계열분리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를 나눠 맡는 구조로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장 사장과 각각 합을 맞춰 이마트와 신세계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19년에도 이런 체제를 유지한 것이다.
이마트가 몇 년 동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이갑수 사장이 유임된 것을 놓고 정용진 부회장의 신뢰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이마트는 2016년 영업이익 5686억 원을 낸 뒤 지난해 5669억 원을 내면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했다. 증권업계 실적 전망을 종합하면 이마트는 2018년에 영업이익 553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마트가 3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이 사장은 2014년부터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정용진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린다. 정용진 부회장이 ‘놀이’같은 쇼핑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면 이 사장은 이를 실제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피코크,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등도 정용진 부회장과 이 사장의 합작품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당초 임기가 2019년 3월까지다. 더군다나 신세계백화점의 핵심사업장인 인천점의 운영권을 롯데백화점에 내줬다는 점에서 이번에 유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왔다.
하지만 정유경 총괄사장이 장 사장의 백화점사업 능력을 인정해 재신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사업에 밝은 장 사장과 신사업을 진행할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시 한 번 발을 맞춘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신세계그룹 안에서도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로서 백화점사업의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자회사 신세계DF 등을 통해 면세점사업과 가구회사인 까사미아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백화점사업은 신사업을 위한 현금 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계열분리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권혁구 사장의 역할도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신세계그룹에서 유일하게 신세계와 이마트의 사내이사로 동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2016년부터 신세계그룹 전략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전략실은 삼성그룹의 과거 미래전략실처럼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직속조직으로서 신세계그룹의 중장기 비전이나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세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사업을 위해 외국계 투자운용사로부터 1조 원을 유치하는 것도 전략실이 실무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2018년 4월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0만 주를 증여할 때도 전략실 산하 조직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전략실은 이명희 회장님의 직속조직인 만큼 경영권 승계나 계열분리 사안 등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