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광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18’에서 발표하고 있다. <전경련>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최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요구하는 ‘딥체인지’는 고객·주주·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하자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바탕을 두고 있다.
30일 SK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 회장의 이런 생각을 그룹 차원에서 실제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이가 최광철 SK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다. 최 회장이 사회적가치 창출을 향한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최 위원장의 역할도 넓어지게 된다.
최 위원장은 20일 보아오포럼 서울회의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의 지속가능 개발’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SK그룹의 신념과 성장방향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지역회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최태원 회장은 다보스포럼 상임이사를 지냈고 4월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발표하는 등 다보스포럼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최 회장이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 위원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최 위원장이 제시한 메시지는 최 회장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와 일치했다. 최 위원장은 “사회와 같이 성장하는 것이 새로운 SK의 방향”이라며 “SK는 사회와 같이 성장하지 않으면 기업도 지속할 수 없다는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해 회계에 포함하는 더블보텀라인(DBL), 협력기업과 함께 한 사회적 가치 사례, 사회적기업 육성 등을 차례로 설명하며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알렸다.
최 위원장은 최근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 회장과 함께 17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난징포럼에 참석했고 10월27일에는 사회공헌연합체 행복얼라이언스 대표로서 2018 함께해서행복해 부산 행사에 참석했다.
15일 한양대학교와 인재 양성 업무협약, 13일 신한금융그룹과 사회적기업 금융 생태계 활성화 업무협약, 10월31일 우리은행과 포용적 금융 실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외부기관과 협력 속도도 높이고 있다.
최 위원장의 활동은 SK그룹의 핵심 가치와 직결된다. 최 회장이 보여준 사회적 가치 창출 의지가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만큼 역할이 막중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월 라오스에서 SK건설이 공사한 댐 붕괴사고가 났을 때도 최 위원장은 긴급구호단장을 맡아 현지에서 수습활동을 총지휘했다. 최 위원장이 SK건설 대표 출신이기도 했지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지키기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으로 여겨졌다.
최 의원장은 외부 출신이다 글로벌 건설사 벡텔에서 25년 동안 몸담으며 아시아인 최초로 최고정보책임자(CIO) 부사장까지 지냈다.
2007년 벡텔을 휴직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를 지내다 2008년 SK건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됐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SK건설 대표이사를 맡았다.
최 위원장은 2016년 12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됐다.
최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지만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인적 구성이 2년 동안 유지되고 있어 SK그룹 연말인사에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2017년 수펙스구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 가운데 4개 위원장의 보직을 변경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그대로 사회공헌위원장을 유지했다.
재계의 세대교체 흐름을 반영해 최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보는 시각도 있다.
최 위원장은 만 63세로 수펙스 위원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최 위원장과 글로벌성장위원회를 맡고 있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60)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장은 모두 50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