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시설 투자가 내년에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시장 조사기관이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벌어진 대규모 시설 투자의 효과가 나타나며 단기적으로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30일 시장 조사기관 IC인사이츠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에 반도체 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내년 반도체 시설 투자가 180억 달러 수준으로 올해 예상치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금액은 약 100억 달러로 올해 추정치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IC인사이츠는 “최근 나타난 메모리반도체업황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시설 투자금액이 줄어들면 반도체기업들의 출하량 증가율이 낮아져 중장기적으로 업황 개선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까지 투자를 대폭 늘린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공급 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반도체 시설 투자에 쓴 금액은 모두 484억 달러(약 54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시설 투자 금액이 110억~130억 달러 안팎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수치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최근 2년 동안 투자 확대가 반도체 경쟁사에 부담을 키울 것”이라며 “이미 낸드플래시업황에 공급 과잉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반도체 시설 투자가 128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 58% 급증한 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론과 인텔, 대만 TSMC까지 포함한 세계 5대 반도체기업의 내년 시설 투자금액 총합은 610억 달러로 올해보다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