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11-23 16: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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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글로벌 흥행을 이끌까?
이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와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를 겸직하며 인보사의 수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인보사 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키고 미국 임상3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주사형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이 최근 환자모집을 끝내고 약물 투여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흥행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번 미국임상 3상은 존스홉킨스대학, 보스턴대학 등 미국내 총 60개 임상 기관에서 1020명의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임상비용만 1500억 원에 이른다.
코오롱티슈진은 앞서 2018년 7월 우여곡절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3상을 허가받았다. 코오롱티슈진 상장 당시 공개했던 2018년 1분기 목표보다는 다소 늦어졌다.
이우석 대표는 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출시되면 ‘근본적 치료제(DMOAD)’로 인정받아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 중 미국에서 이렇게 대규모의 임상을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인보사 투약 효과가 최대 2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근본적 치료제로 통계적 인증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인보사의 글로벌 진출에 난항을 겪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6년 11월 일본 미츠비시타나베제약과 총 5천억 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인보사 미국 임상3상 일정이 미뤄지자 미츠비시타나베제약은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며 기술수출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코오롱생명과학에 전달했고 이후 소송전으로 확대됐다.
미츠비시타나베제약과 소송전을 벌이면서 인보사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시장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 대표가 올해 여름부터 굵직굵직한 인보사 수출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6월 홍콩·마카오에서 활동하는 '중기1호 국제의료그룹'에 5년 동안 약 170억 원 규모의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고 몽골 지역에도 약 1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사우디아리비아 및 아랍에미리트 지역에 약 1천억 원 규모의 인보사 수출계약을 맺었다.
7월에는 중국 하이난성 지역에 인보사를 수출하는 2300억 원 규모 계약을 성사시켰고 최근에는 먼디파마를 상대로 총 6677억 원 규모의 일본 지역 기술수출 계약도 따냈다.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왼쪽)와 라만싱 먼디파마 대표(오른쪽)가 19일 인보사의 일본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러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을 놓고 국내에 인보사를 먼저 출시하는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국내에서 인보사 판매 허가를 받았는데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근본적 치료제로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반쪽 허가’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국내 임상에서 근본적 치료제로 허가를 받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임상 설계부터 구조개선 효과 입증을 제외하고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인보사는 지난해 11월에 출시됐다. 이후 효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직접 처방을 받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10월 시술건수가 2200건을 넘어섰다.
출시 이후 처방 데이터가 쌓이면서 인보사의 경쟁력도 빠르게 올라갔다. 임상 데이터보다 실제 출시 이후 처방받은 환자들의 데이터가 의료업계에서는 훨씬 가치 있게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8월에 “5월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들 처방이 확대된 이후부터 인보사에 대한 전문의들의 시각이 변했고 이후 차상위급 병원들에서 처방이 전반적으로 증가되면서 6월, 7월에는 인보사의 처방율이 급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인보사가 미국에서 출시된다면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 대표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가 미국에서 근본적 치료제로 인정받으면 연 매출이 54억 달러에 이르고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만 인정을 받아도 연간 매출이 32억 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보사의 흥행 기대는 높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인보사의 주된 수요층인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가 약 31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5%에 이른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중국 본토 진출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하이난성 수출을 발판 삼아 인보사의 중국 본토 진출도 노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