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중국 태양광시장을 공략할 길을 넓히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중국 정부의 태양광 육성정책과 시장 재편 계획에 발맞춰 중국 태양광시장에 본격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중국의 태양광정책 변화에 발맞춰 고출력인 단결정 모듈 생산을 늘리는 한편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에너지부가 11월 태양광산업 육성 정책을 밝히면서 저가형 모듈에 집중됐던 태양광시장을 고출력 모듈 중심으로 재편하는 '톱 러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따른 대응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중국의 톱 러너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따라가려 하고 있다”며 “고출력 제품 위주로 시장을 개편하겠다는 중국의 정책은 한화큐셀에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이미 실적도 확보했다.
한화큐셀은 15일 중국 국영 원자력 발전회사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100메가와트(MW) 규모의 고출력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도 이 회사에 66메가와트 규모의 고출력 모듈을 공급한 바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사업 초기부터 고출력 모듈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중국의 태양광사업 정책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 태양광사업은 그동안 중국보다는 미국, 유럽, 일본 등 고출력을 요구하는 시장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저출력이 중심인 중국 태양광시장보다 수익성이 좋은 데다 투자 분산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에 중국시장 공략은 태양광사업의 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태양광부문의 매출 규모가 한화케미칼 전체 매출의 35% 이상인 3조4천억 원까지 커진 만큼 체력도 충분하다.
중국시장 공략이 가시화되면서 한화케미칼의 태양광부문은 내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교보증권은 2019년 한화케미칼의 태양광부문이 영업이익 1836억 원을 내 올해 전망치보다 227.9%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1.9%에서 2019년 28.4%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한화케미칼의 중국 태양광시장 공략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와도 관련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태양광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이를 첫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에 맡겼다.
김 전무는 앞으로 중국 태양광시장 공략을 위해 그룹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지원은 든든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8월 태양광 사업에 9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김 전무가 태양광사업을 의욕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닦아뒀다. 한화케미칼은 10월부터 한화큐셀과 한화큐셀코리아를 지배구조상 바로 아래에 두는 흡수합병을 진행해 태양광사업 구조를 단순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