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에서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강화해 왔는데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회사에 입점해 미국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강채린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농심은 2018년 6월 인스턴트라면을 생산하는 기업 가운데 3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SNS를 통해 한국 라면 맛보기 챌린지가 소개되면서 농심 라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2018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미국 법인 매출이 11.1%를 차지한다. 해외 법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이다.
영업이익 비중은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23.1%에 이른다.
신 부회장은 미국에서 농심의 판매망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데 차츰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 부회장은 2017년 8월 미국 전역의 모든 월마트 4692곳에 신라면을 진열하는데 성공했다. 2013년 월마트와 직거래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신 부회장은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마켓으로도 판매망을 확보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월마트 코스트코 뿐 아니라 다른 대형마트에도 입점하기 위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올해 5월부터 미국 아마존고에서 온라인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라면시장은 2003년 이후 한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규모의 라면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올해 6월 미국의 인스턴트 라면시장이 2017년 기준으로 10억380만 달러(한국 돈 1조1414억 원) 규모이며 2022년까지 해마다 2%가량 씩 성장해 11억1620만(한국 돈 1조2693억 원)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 부회장은 국내 라면시장을 포화상태로 보고 일찍부터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신 부회장은 2000년에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정보 시스템 구축과 해외사업 추진 강화, 첨단 제조설비 구축, 글로벌 인재 양성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2005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국내 라면회사 가운데 유일한 미국 생산시설이다.
농심은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농심은 2018년 2분기 기준으로 53.2%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7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농심은 2000년 대 초반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국내 라면시장의 독보적으로 1위를 할 때도 있었지만 2015년부터 2위 회사 오뚜기와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 부회장이 국내시장의 성장 둔화를 해외법인 성과로 만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 미국 매출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점포당 매출의 증가로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판매망도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신 부회장은 1958년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신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해 농심의 재정 기획 등 여러 분야를 거쳐 2000년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