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2025-01-03 15: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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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올해 출시할 신작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흥행 게임마저 최근 성장세가 급격히 꺾여 올해 실적 보릿고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최근 주요 흥행작인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디센던트’의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신작 출시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늘어난 인력에 인건비 등 비용이 만만치 않게 나갈 것으로 예상돼 박 대표가 경영 악화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박 대표는 올해 신작 공백과 기존 게임 실적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DX’,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 RX’, 액션 RPG '프로젝트 2XTF' 등 4종의 신작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로젝트 DX는 2021년 8월,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는 2023년 1월, 프로젝트 RX는 2023년 4월에 각각 게임 개발에 착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3개 게임 모두 트레일러 영상이나 서면 자료 등을 통해 구체적 정보가 공개된 것은 2024년 10월이다.
넥슨게임즈는 1년6개월에서 2년 간격으로 신작을 출시해왔는데, 2024년 7월 퍼스트디센던트를 출시한 만큼, 차기작은 2026년 초에나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넥슨게임즈가 준비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프로젝트 DX 등 차기작 출시 효과는 2026년에나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실적은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 효과가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실적 효자였던 블루아카이브와 퍼스트디센던트는 최근 들어 이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블루아카이브는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세계에서 1억 달러(약 14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3년 같은 기간에는 매출 2억2천만 달러(약 3229억 원)로 12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매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앱매직에 따르면 블루아카이브의 일본·중국 매출 순위는 2023년 게임 부문 82위에서 2024년 103위로 하락했다. 한국·글로벌 매출 순위는 같은 기간 234위에서 299위로 떨어졌다.
이는 블루아카이브를 개발한 MX스튜디오의 기존 인력이 대거 이탈하고, 새 인력으로 교체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내 표시되는 스태프 롤을 기준으로 2023년 3월 136명 규모였던 개발팀은 디렉터 7명을 포함해 40명 가량이 퇴사하거나 부서 이동했다. 2024년 12월엔 46명의 신규 직원을 포함해 개발팀 인력이 144명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블루아카이브의 핵심 요소인 메인 스토리와 새로운 캐릭터 업데이트가 다소 늦어졌다.
▲ 넥슨게임즈의 최근 주요 흥행작인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왼쪽)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디센던트' 이미지. <넥슨>
퍼스트디센던트는 출시 초기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만 26만4860명의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고, 지난해 출시 이후 7~8월 2개월 동안에만 약 2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게임은 두 차례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했음에도 현재 스팀 동시 접속자 수는 1만2천~1만8천 명 수준으로 줄었다. 2024년 4분기 매출도 약 200억 원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대표는 인력 충원과 조직 개편 등으로 현 상황을 타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2024년 8월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 조직인 IO본부를 신설해 MX스튜디오, 프로젝트 RX를 개발하고 있는 RX스튜디오를 거느렸다. 현재 MX스튜디오 관련 개발 인력 6명, RX스튜디오 관련 인력 2명을 채용하려고 하고 있다.
퍼스트디센던트와 관련해서도 게임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2024년 10월14일부터 ‘수시 채용’ 형태로 인력을 모집했다.
회사는 현재 신작 개발 인원까지 포함해 현재 85개 부문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합류하면 회사의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24년 3분기 회사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임직원 수는 총 1380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56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비용의 과반을 차지하는 급여는 20.4% 증가했다.
회사는 2024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36억 원, 영업적자 8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고, 고용 인력 확대에 따른 급여 인상과 복리후생비가 증가한 것이 적자를 기록한 이유였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