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가 올리브영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구 대표는 올해 여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력 사업인 올리브영 부문 대표로 임명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유력하게 꼽힌다.
▲ 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 |
최근 올리브영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구 대표가 어떻게 돌파할 지에 시선이 몰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최근 ‘상권별 맞춤형 성장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리브영 중구 명동점은 외국인 방문객이 많기에 기초 화장품 제품 위주로 매장을 구성하고 강남점은 10~20대 젊은 소비자가 몰리기에 색조 화장품 위주로 구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런 경영전략은 올리브영 매장별 매출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을 개척하며 지난해까지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렸다. 매장 수는 2015년 말 552개에서 2년 후인 2017년 말 1100개 수준으로 늘었다. 분기별로 60~70개가 새로 생긴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분기별 출점 속도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경쟁업체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헬스앤뷰티숍사업을 강화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심화됐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매장당 분기 매출도 기존 4억 원에서 올해 2분기 기준 3억4천만 원까지 떨어졌다.
올리브영은 직영점이 전체 매장의 80%나 된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정비 지출도 늘면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올리브영은 매장 수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매장 별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성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판매 제품군도 헬스앤뷰티숍의 영역을 조금씩 넘어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온라인몰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 제품인 ‘서피스고’를 한정 판매했다. 헬스앤뷰티숍이 온라인을 통해 전자제품 판매에 나선 것이다.
올리브영의 성장은 CJ그룹 차원에서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곳으로 여겨진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4년 그룹 SI(시스템 통합) 등 IT업무를 하고 있는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이 합병하면서 만들어졌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지주회사인 CJ가 지분 55.01%, CJ그룹 오너일가가 지분 44.07%를 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 부장이 17.97%,
이재현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ENM 상무가 6.91%를 소유하고 있고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씨가 14.83%, 조카 이소혜씨와 이호준씨가 각각 2.1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CJ올리브네트웍스 매출은 2조673억 원 수준이다. 올리브영 매출은 1조4389억 원으로 IT부문 매출보다 월등히 많았다. IT부문 매출은 그룹 내부 일감에 의존해 고성장이 어렵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이선호 부장의 승계 자금줄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CJ올리브네트웍스 성장은 올리브영 성장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구 대표는 CJ푸드빌 대표를 맡다가 올해 6월 말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로 임명됐다. 이를 놓고 구 대표가 CJ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중책을 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 대표는 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CJ푸드빌 대표 시절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한 다음 1800억 원의 상장전 외부투자(프리IPO)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CJ푸드빌은 자금난을 해결했다.
이 때문에 구 대표가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대표를 맡으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에서 힘을 받았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하면 이선호 CJ부장이 경영권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오너일가 지분율을 낮춰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도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올리브영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은 당분간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공정거래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도 상장사 기준 30%에서 20%로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상장해도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추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지게 되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그룹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며 “구 대표가 신사업 진출이나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