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인텔 CPU 공급 부족과 중국발 서버 해킹 논란 등 반도체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하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SK하이닉스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약 6조3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겠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6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분기에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에 수요 감소까지 겹쳐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5조 원 안팎까지 줄어들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업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예상치 못한 변수도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텔의 CPU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며 PC 출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고 최근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 등에 공급되는 서버를 해킹했다는 논란도 외국언론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서버업체들이 애플과 아마존 등에 공급되는 서버에 민감한 정보를 빼낼 수 있는 해킹칩을 설치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기업들은 이런 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당분간 서버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은 기존 예상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과 논란 확산 등이 기업가치와 실적 전망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5조1770억 원, 영업이익 22조5천억 원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의 기존 전망치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4.3% 줄어드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