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이 에너지 전환정책에 발맞춰 원전 등 설계기술을 수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기술력은 물론이고 원전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관련 컨설팅, 사이버 발전소 등 여러 방면에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
7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이 앞으로 있을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 수주 등을 위해 계속 원전 설계기술 경쟁력과 경험자료를 관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설계관리 절차서, 설계 전산화 시스템을 개선하고 설계 품질도 계속해서 높여 고객 회사가 원하면 바로 기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춘다.
종합적 에너지 컨설팅기업으로도 나아가 43년 동안의 발전소 설계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송전·배전·변전, 건설사업관리(PM·CM) 등과 관련해 상담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력발전 관계 기관과 대전에서 공동 원전 설계센터를 만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소형 스마트 원전 수출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소형 스마트 원전사업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술 수출 경험과 사업 노하우 등을 쌓으면 그 자체로 수익사업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에서 설계 수주를 따고 사업을 진행하는 데도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한수원과 함께 사이버 발전소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2021년까지 개발을 완성해 건설하고 있는 신고리 5, 6호기에 적용하고 더 나아가서는 원전 수출에 활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이버 발전소는 4차산업혁명 기술인 가상현실을 접목한 발전소다. 실제와 같은 원자력발전소 3D모델을 만들어 구조물, 기기 등의 위치 간섭 검토와 주요 기기의 설치 시뮬레이션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최적의 설계와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영을 위해 개발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기술이 2023년 기준으로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원자로 4기 정도를 수출할 가능성을 점쳤다.
강 연구원은 “한국전력기술은 2023년 기준으로 6개의 원자로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영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 가능성이 있는 원자로가 4기 정도지만 확정된 건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설계부터 조달, 시공, 시험운전까지 일괄적으로 공급(EPC)하는 형태로 해외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8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3780만 달러 규모의 배전 EPC사업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전력기술도 배전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자로가 줄어들면서 한국에서는 원전 설계 매출을 내기가 힘들어졌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2022년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끝으로 한국에서 원전 설계사업이 새롭게 이뤄질지 불투명해진 것이다.
한국전력기술은 경상북도 김천시에 본사를 이전했지만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원전설계단을 김천으로 데려오지 못하기도 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6월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전 시기를 2023년으로 미루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