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해외에서도 농업을 중심에 둔 금융 전략을 이어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농업 맞춤형 금융상품으로 캄보디아를 공략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출범식에 직접 참석했다.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NH농협은행이 캄보디아의 소액대출법인인 사믹(SAMIC)을 인수해 설립한 해외법인이다. NH농협은행 최초로 현지회사를 인수합병한 뒤 해외법인으로 세웠다.
이 행장은 출범식에서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농업금융 모델을 도입해 농기계 할부 대출 등 상품 다양화 뿐만 아니라 농업 및 소상공업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등 캄보디아 농업 및 서민금융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캄보디아에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농업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활용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캄보디아에는 이미 한국 금융회사들이 NH농협은행에 앞서 진출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8월 프놈펜에 KB캄보디아은행 스텅민체이지점과 츠바암포지점을 열었다. 각각 KB캄보디아은행의 5, 6호 지점이다.
우리은행도 2014년에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통해 캄보디아에 진출한 뒤 6월에는 현지 금융회사인 비전펀드캄보디아를 인수한 뒤 WB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신한은행은 4월에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정비해 신한캄보디아은행으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본점도 프놈펜으로 옮겼다.
뒤늦게 해외로 나온 NH농협은행이 다른 은행과 차별화로 내세우는 농업 특화 금융은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예를 들어 해외 농기계사업과 같은 농업 활동과 연계한 금융은 농협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농촌 사정까지 고려하는 치밀함을 발휘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를 비롯해 베트남, 미얀마 등은 농기계 수요가 높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기후, 토양, 작물, 농사법 등이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이 2015년 미얀마에 진출하면서 한국에서 제작한 농기계 수출을 지원했으나 한국 농업에 맞춰 제작된 농기계들이 현지에서 잦은 고장을 일으킨 사례가 있다.
NH농협은행은 농기계 제작회사들과 면밀한 사전조사를 진행해 캄보디아 현지 사정에 맞춘 농기계를 제작해 납품하고 금융까지 제공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