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의 공급 과잉 전망에 대응해 출하량을 조절하며 업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예상보다 크게 늘고 있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일 "스마트폰시장의 위축과 글로벌 IT업체의 서버 투자 감소로 메모리반도체업황이 나빠지고 있지만 D램 수요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D램시장에서 2년 가까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평균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D램업체들의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어들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
김 연구원은 4분기부터 스마트폰시장 비수기를 맞아 D램 공급량이 수요를 웃돌며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률은 약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업체가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D램 출하량을 조절하며 업황 변화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예상과 달리 2분기 이후 D램 투자 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 성장률은 2분기에 삼성전자를 웃도는 10% 중반 수준이었지만 3분기부터 한자릿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증설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낸드플래시 출하량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예상보다 늘어난 40% 중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수요 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의 출하량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벌어져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오히려 출하량을 늘려 수익성 악화의 영향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을 떨어뜨려 수요 성장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서버용 낸드플래시의 출하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격 하락의 타격을 방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메모리반도체 평균가격 하락에 따라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내년부터 업황이 개선되며 주가도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