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8-31 15: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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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왼쪽)가 '신과함께'의 흥행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롯데컬처웍스의 장학금 1억 원 기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가 영화 ‘물괴’로 ‘3연속 흥행 홈런’을 노리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6월 출범 뒤 ‘미션임파서블’과 ‘신과 함께-인과 연’으로 흥행대박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했다. 이런 흐름이 물괴에서도 이어진다면 롯데컬처웍스가 상장 시점을 앞당길 수도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가 추석 극장가를 겨냥해 배급하는 영화 물괴가 9월12일 개봉한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물괴는 말 그대로 괴이한 물건이나 현상을 뜻한다. 조선시대 중종 22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거대한 물괴가 백성들을 공격하자 왕의 명령으로 조직된 수색대가 이를 잡는다는 내용이다.
영화 ‘카운트다운’과 ‘성난 변호사’ 등을 만든 허종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김명민씨와 김인권씨, 최우식씨와 가수 혜리씨가 주연을 맡았다. '물괴의 총제작비는 125억 원이다. 적지 않은 규모다.
롯데컬처웍스가 물괴를 배급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실험적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사극 장르에 괴수를 접목했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추석 극장가에 개봉하는 다른 사극영화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는 총제작비 180억 원을 들인 ‘안시성’을, 메가박스플러스엠은 배우 조승우씨를 앞세운 사극영화 ‘명당’을 개봉하는데 이 두 영화는 각각 전쟁영화, 드라마라는 점에서 물괴는 독특하다고 평가된다.
롯데컬처웍스가 올해 추석 극장가에 배급할 영화로 물괴를 점찍은 것은 차 대표의 과감한 결정 덕분이다.
▲ 영화 '물괴' 포스터.
차 대표는 “해본 사람을 어떻게 이기겠나”고 직원들에게 늘 말한다고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 ‘이거다’ 싶으면 ‘저질러’라고 한다”며 “설령 잘못되더라도 (실행을 통해 얻는) 경험이 나중에 더 나은 걸 할 수 있게 해준다. 책임은 대표이사가 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차 대표의 과감한 의사결정은 지난해 겨울과 올해 여름 잇달아 개봉한 ‘신과함께’에서 두드러진다.
‘신과함께-죄와벌’과 ‘신과함께-인과연’은 둘다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시리즈영화 사상 최초로 ‘쌍천만’ 달성 기록을 세웠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제작되기도 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신과함께 시리즈는 차 대표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장 두드러진 영화”라며 “많은 제작비를 들인 영화 시리즈가 동시에 지작되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는데 차 대표가 이를 감수하면서 신과함께 시리즈에 투자하고 배급해 성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7월에도 파라마운트가 제작하고 투자한 ‘미션임파서블:폴아웃’으로 655만여 명(8월30일 기준)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파라마운트와 3년 전부터 계약을 맺고 파라마운트가 제작해 한국에 공급하는 영화를 롯데컬처웍스가 단독으로 배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가 '물괴'의 흥행에 성공한다면 자체적으로 투자배급, 배급하는 영화를 고르는 데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롯데컬처웍스가 올해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국내 투자배급사 1위를 지키고 있던 CJENM을 제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차 대표가 롯데컬처웍스의 상장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6월1일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가 독립해 만들어진 회사다. 롯데컬처웍스의 독립을 놓고 업계에서는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바라봤다.
차 대표는 롯데그룹에서도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다. 롯데시네마에 이어 롯데컬처웍스 대표에 선임된 것도 상장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차 대표는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15년 동안 일하다가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에 발탁됐다. 경영관리팀, 롯데정책본부에서 유통을 관리하다가 2013년 롯데컬처웍스의 전신인 롯데시네마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상장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