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출하량 증가폭을 줄여 업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지켜내는 전략을 쓸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사를 견제해 생산 투자를 늘리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전략을 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증설 투자에 과도한 현금을 들이며 업황 악화를 유도해 경쟁기업뿐 아니라 스스로 수익성을 해칠 수도 있는 전략을 쓸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투자 규모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자연히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증가율도 내년까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장비기업이 고객사의 시설 투자 감소로 하반기 실적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시장에서 공급 과잉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유력해지자 업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출하량 증가를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이 시설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 메모리반도체 가격에 큰 변동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세계 D램 평균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17%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D램시장 성장률도 43%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실적 증가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은 지난해보다 15%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22% 증가해 삼성전자가 소폭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사업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올해도 증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사업부에서 매출 94조4천억 원, 영업이익 51조2천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45% 증가하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